거리두기 끝! 코로나도 끝?… 달라지는 방역 총정리

거리두기 끝! 코로나도 끝?… 달라지는 방역 총정리

기사승인 2022-04-15 13:16:38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 사회적 거리두기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 2년 1개월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다. 모임과 외식 등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마스크 착용 의무는 당분간 계속된다. 오는 18일부터 돌아오는 일상과 유지되는 방역을 총정리했다.

자정 넘도록 친목회… 영화 보며 팝콘 먹기

영업 시간과 모임 인원 제한이 모두 사라진다. 지금까지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은 자정에 문을 닫아야 했다. 사적 모임 인원은 최대 10명까지 허용했다. 앞으로 다중이용시설은 자율적으로 24시간 영업을 할 수 있다. 동호회·회식·집들이 등 친목을 목적으로 하는 모임도 인원 제한 없이 진행할 수 있다. 

극장과 종교시설 운영도 정상화된다. 현재 극장에서는 음식물을 섭취할 수 없다. 자율적으로 좌석 한칸 띄어 앉기를 준수하도록 권장되고 있다. 종교시설 역시 음식물 섭취가 금지됐다. 백신 접종 여부에 관계 없이 한 공간당 정원의 70%까지만 수용할 수 있었다. 극장과 종교시설의 인원 제한은 18일부터, 음식물 섭취 금지 조치는 오는 25일부터 해제된다.

대규모 행사와 집회도 진행할 수 있다. 지금까지 행사와 집회는 최대 299명까지 참석할 수 있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관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상황을 고려해 행사·집회 참석 인원 제한을 강화하거나, 진행 자체를 금지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앞으로 행사와 집회는 인원 제한 없이 진행할 수 있다.

마스크 착용 의무는 그대로 유지된다. 아직까지 백신 미접종자, 고령층 기저질환자 등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이들의 건강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주기적인 실내 환기, 손 씻기, 백신 접종 권장 등의 기본적인 방역 수칙도 변하지 않는다. 다만,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향후 2주 동안의 방역 상황을 평가해 결정할 방침이다.

강남구 역삼동 하나이비인후과병원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의료진이 재택치료자들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생활지원금 중단… 치료비 자부담금 예상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은 1급에서 2급으로 하향 조정된다. 확진자나 접촉자의 격리는 ‘의무’ 아닌, ‘권고’가 된다. 확진일로부터 7일간 실시하는 재택치료도 없어진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조정안은 나오지 않았다. 정부는 25일 질병관리청 고시를 통해 등급으 조정하고, 이후 4주간 이행기를 두고 단계적으로 현행 조치를 변경할 계획이다.

등급 하향 조정으로 코로나19 확진자 대상 지원이 축소될 수 있다. 1급 감염병은 격리가 의무지만, 2급 감염병은 별도로 지정한 경우에 한해 격리가 의무화된다. 강제적인 격리 조치가 사라지면, 코로나19 확진자도 출근을 비롯한 일상생활이 가능해 생계에 타격을 입을 위험이 줄어든다. 현재 코로나19 격리자 생활지원금은 7일 격리 1인 기준 10만원이다.

치료비는 확진자가 일부 부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코로나19 확진자의 치료비는 입원·생활치료센터·재택치료 모두 건강보험 급여와 정부 예산으로 전액 충당된다. 확진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없다. 앞으로는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치료비도 건강보험 급여와 환자 자부담금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서울 마포구 일대 직장인들이 점심 식사를 위해 외부식당 등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박효상 기자

 

끝없는 변이, 계절 영향…“코로나와 더불어 살아갈 듯”

거리두기 해제가 코로나19 종식을 의미할까. 집단면역을 통한 코로나 종식은 어렵다는 게 방역 당국 판단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13일 정레브리핑에서 “집단면역이 종식을 감안한 전국적인 집단 면역체계를 의미한다면 그런 상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되기보다, 소규모 유행을 반복하면서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방역 당국은 새로운 변이와 동절기 등 계절적 요인으로 유행이 급증할 수 있다는 점을 불확실성 요인으로 들었다.

지난 12일 코로나19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 ‘XL’이 국내 확진자에게서 최초로 확인됐다. XL변이는 지난 2월 영국에서 최초 발견됐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출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태국에서는 지난 5일 또다른 재조합 변이 ‘XJ’ 감염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

실내 활동이 느는 가을, 겨울 계절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11월 증가세가 수그러들자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을 시작했다. 12월15일 신규 확진자 수가 7850명까지 치솟자 결국 6주만에 단계적 일상회복을 중단키로 한 바 있다.
코로나19 백신.   사진=박효상 기자

 

엔데믹 조건 따져보니, 아직 미흡…전문가 “치료제 확보 관건”

‘엔데믹’(Endemic) 단계로 가기도 쉽지 않다. 엔데믹은 감염병이 외부 유입 없이 특정한 지리적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유지되거나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상황, 또는 그 질병을 말한다. 한마디로 ‘풍토병’이다. ‘안’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En’와 사람, 사람들을 뜻하는 ‘demos’에서 유래했다.

엔데믹에는 ‘End’(끝)이라는 뜻이 없다. 영국의 진화 생물학자인 아리스 카츠라스키 옥스포드대 교수는 지난 1월 말 네이처지(紙) 기고에서 “엔데믹이란 단어는 코로나 팬데믹에서 가장 오용되는 단어 중 하나가 됐다”며 “엔데믹은 감염자와 비감염자가 일정한 균형을 이룬 정적인 유행 상태로 말라리아, 소아마비, 결핵 등이 해당된다”고 했다.

이어 “말라리아로 2020년에 60만명 이상, 결핵은 150만명 이상 사망하는 등 광범위하고 치명적일 수 있다”면서 “엔데믹이 정상으로 돌아갔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엔데믹 조건은 △유행의 예측 가능성 △일상 의료시스템 내 관리 가능성 △독감의 ‘타미플루’와 같은 범용 치료제가 있는지 여부다.

전문가들은 아직 엔데믹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부교수는 지난 4일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우리가 엔데믹이라고 규정한들 새로운 변이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가면 아무 의미가 없다”면서 “엔데믹이 되지 않은 바이러스를 엔데믹 상황처럼 관리할 수 있으려면 사회 영역들이 대가를 치루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중환자 의료체계, 요양시설, 요양병원이 유행시기에 버틸 수 있는 여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엔데믹으로 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부작용 없이 모든 사람이 복용할 수 있는 치료제”라며 “팍스로비드 등 해외에서 개발되는 치료제를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에 따라 다른 나라보다 한국이 좀 더 빠르게 엔데믹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정진용 기자, 한성주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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