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코비드’ 시대 폐 건강 보호 전략은?

‘롱코비드’ 시대 폐 건강 보호 전략은?

기사승인 2022-06-15 07:00:02
14일 정기석 한림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화이자 프리베나13 백신클래스에서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한국화이자제약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폐 손상을 유발하는 질병에 대한 주의도가 높아졌다. 특히 폐렴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오랫동안 국내 인구의 폐 건강 맹점으로 꼽혀 왔다. 

14일 정기석 한림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화이자 프리베나13 백신클래스에 참석, 주제발표를 통해 “코로나19 완치자에 폐렴구균 백신 접종의 필요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19 후유증 이른바 ‘롱코비드’와 코로나19 완치자 대상 폐렴구균 백신 접종 권장 사례를 소개했다. 아울러 국내 성인 대상 폐렴구균 질병부담 데이터와 함께 예방접종 전략을 제안했다.

프리베나13은 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23F 등 13가지 폐렴구균을 예방할 수 있는 다가백신으로 앞서 2010년 국내에서 승인됐다. 정 교수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가 국내 확산했던 2016년 당시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장을 역임했다.

롱코비드는 피로, 발열, 호흡곤란, 기침, 흉통 등 다양한 증상을 아우르는 코로나19 후유증이다. 정 교수에 따르면 국내 의료진들은 4주까지 지속되는 호흡기 증상은 ‘계속되는 증상성 코로나19’로 보고, 점차 호전되는 증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증상이 12주 이상 지속되면 비로소 ‘코로나19 후유증’으로 판단하고 있다.

적지 않은 환자들이 롱코비드를 호소하고 있다. 경북대학교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감염 시점부터 6개월이 경과한 900여명의 환자들 가운데 66%의 환자가 코로나19 후유증을 느낀다고 답했다. 다만, 조사에는 집중력 저하와 같은 주관적인 증상도 상당 비율 포함돼 만성적 기침, 폐질환, 천식 등 객관적인 증상을 경험한 환자의 비율은 66%보다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령 인구에서 롱코비드의 진행 위험이 높다. 10건의 영국 종단연구와 약 120만명 대상 전자건강 기록을 분석한 코호트 연구 결과 18세에서 24세 환자와 비교했을 때 4주 이상 지속되는 롱코비드로 진행할 확률이 45세에서 54세 인구에서는 4.4배, 55세에서 69세 인구에서는 4.5배 높았다.

폐 합병증 관련 입원 환자 가운데 호흡기 감염 사례 77.2%에서 폐렴이 나타났다. 한국화이자제약

코로나19, 롱코비드 등으로 호흡기 증상을 호소하며 입원한 환자 가운데 77.2%에서 폐렴이 나타났다. 폐렴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국내 사망 원인 3위이자, 호흡기 질환 사망률 1위다. 특히, 중장년층은 코로나19와 폐렴에 모두 취약해, 호흡기 질환 예방에 주의가 필요한 연령대로 꼽힌다.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에는 폐렴구균의 이차 감염이 증가한다. 호흡기 바이러스는 기관지의 섬모 등 상피를 손상시키고 면역 조절 기능 이상을 유발한다. 폐렴구균은 호흡기와 비말을 통해 감염되고, 폐렴을 일으킨다. 폐렴균이 뇌로 이동하면 수막염, 혈관으로 이동하면 균혈증·패혈증으로 번질 수 있다. 폐렴의 장애가중치는 0.427로, 사회적 부담이 적지 않은 질병이다.

정 교수는 “특히 45세에서 69세 중장년층 환자군의 코로나19 후유증 진행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50세부터는 폐렴구균 질환의 발생률 및 치명률이 증가하기 때문에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선제적인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롱코비드 환자 대상 폐렴구균 백신 접종이 검토됐다. 미국 질병관리청(CDC)은 코로나19 후유증 환자 치료 지침을 제작하고 있으며, 예방접종전문위원회(ACIP)가 마련한 최신 가이드에 따라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와 스페인 등에서도 폐가 손상된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폐렴의 3분의 1은 지역사회획득폐렴이 차지하는데, 지역사회획득은 말 그대로 ‘일상생활을 하는 중에 폐렴균을 얻었다’는 의미다”라며 “폐렴은 항생제 치료제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항생제 내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폐렴구균 백신은 평생 1번만 맞으면 접종이 완료되고, 이상반응 비율이 매우 낮다”며 “접종을 권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내다봤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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