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뮤지컬 배우 옥주현이 동료 배우 김호영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 김호영이 SNS에 적은 글에서 촉발된 ‘인맥 캐스팅’ 의심에는 “뮤지컬 ‘엘리자벳’ 10주년 공연 캐스팅에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24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옥주현은 김호영을 상대로 낸 명예훼손 혐의 고소를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악성댓글 등을 작성한 누리꾼 2명에게는 법적 대응을 이어간다.
옥주현도 이날 SNS에 글을 올려 “최근 작품 캐스팅 문제에 관한 논란에 휩싸이며 제가 뮤지컬 업계 동료 배우를 고소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 것에 책임을 느낀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뮤지컬 업계 종사자 분들과 뮤지컬을 사랑하시는 관객 분들을 비롯해 이 일로 불쾌감을 느끼신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며 “소송과 관련해 발생한 소란은 제가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엘리자벳’ 캐스팅에 개입했다는 의혹에는 “저는 캐스팅에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았다. 오디션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이 폄하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엘리자벳’ 제작사인 EMK뮤지컬컴퍼니 측도 이날 입장문을 내 “앞서 옥주현이 캐스팅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음에도 논란이 계속되는 현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라이선스 뮤지컬 특성상 원작자 승인 없이는 출연진 캐스팅이 불가능하다. ‘엘리자벳’ 배우 캐스팅 과정 역시 원작자의 계약 내용을 준수해 공정하게 진행됐다”고 거듭 밝혔다.
이번 논란은 김호영이 지난 14일 SNS에 “아사리판(몹시 난잡하고 무질서한 상태)은 옛말이다. 지금은 옥장판”이라고 쓰며 공연장 이모티콘을 덧붙인 데서 시작했다. 온라인에서 김호영이 ‘엘리자벳’ 캐스팅에 개입한 옥주현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라는 추측이 퍼지자 옥주현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논란이 커지자 박칼린·최정원·남경주 등 한국 뮤지컬 1세대 배우들은 지난 22일 뮤지컬 업계 내 불공정을 자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배우는 연기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할 뿐 캐스팅 등 제작사 고유 권한을 침범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이에 옥주현은 “선배님들 말씀을 되새기며, 늘 그래왔듯이 연기와 노래를 통해 뮤지컬을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제 진심을 전하겠다”고 답했다.
김호영 측은 앞서 “당사와 김호영 배우에게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이로 인해 배우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에 있어 유감스럽다”며 “해당 내용으로 인해 김호영 배우에게 그 어떤 피해가 발생할 경우, 명예훼손으로 강경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호영이 어떤 취지로 ‘옥장판’ 발언을 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