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헌 80조 개정과 관련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그러면서 민주당이 민생을 더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26일 오후 경기 남양주 도농역 광장에서 ‘제1기 왁자지껄 정치학교’의 ‘청년에게 길을 묻다’ 강연에 참여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청년 정치가 우리나라에 꼭 필요하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잠시 민주당의 비대위원장이었던 박지현”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정치라는 걸 하고 나서는 처음으로 강연자 자리에 섰다”고 떨리는 심정을 표현했다.
그는 자신이 정치권에서 활동하기 전 ‘추적단 불꽃’으로 활동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젊어서 아직 가진 게 없다 보니, 무서운 게 없다 보니 이런 도전을 할 수 있었다”며 “도전은 청년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신분을 밝히고 (정치인으로서 활동하면) 성범죄가 줄어들고 피해자 인권을 지금보다 조금 더 보호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그동안 청년들이 소모품처럼 쓰이는 걸 봤지만 ‘하기 나름이겠지’라는 생각으로 정치에 임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게 맡겨진 임무는 철저히 반성하고 쇄신하라는 것”이라며 “지난 4월 12일 의원총회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아닌 민생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민생에 집중하지 않았다며 “일부 당원들도 우리 당 문제를 모른 척하고 있으니 물이 고일 대로 고일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했다”고 질타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이 전당대회 당대표에 출마하려던 것에 대해서는 “‘자리 욕심 끝도 없는 박지현’이나 ‘어른 말 절대 안 듣는 폭주기관차’ 같은 온갖 비난을 받았다”며 “하지만 그때도 지금도 민주당을 진정 사랑하는 사람은 잘못을 보고 비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정치인에게 필요한 자질이 ‘공감’이라며 “사회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사고에 대해 정치인들이 자기 일처럼 마음 아파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금 보면 공감 능력이 부족한 정치인이 많이 보인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처럼 박 전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한 시민이 ‘당헌 80조’ 개정안이 이날 민주당 중앙위원회에서 가결된 것을 두고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창피한 일”이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 국민이 원하는 게 뭔지 왜 당은 관심이 없을까 답답한 마음”이라며 “복지 사각지대 해소나 물가대책, 이런 것 얘기해도 모자랄 시간인데 모든 민주당 관련 이야기는 당헌 80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가면 안 되는데 (라는 생각이 들며) 아쉬웠다”며 “민주당이 왜 이렇게 수세적인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반문했다.
아울러 “저는 국민이 원하는 대책과 정책을 세우면 국민이 지켜주실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국민을 믿고 가야 하는데 당헌 80조에 매달리는 모습에 아쉽다”고 덧붙였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