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도 역할 못하는 면역세포…자가면역간염 악화 원인 밝혀져

늘어도 역할 못하는 면역세포…자가면역간염 악화 원인 밝혀져

기사승인 2026-01-27 14:45:31
성필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왼쪽), 권미현 가톨릭대학교의과대학 간연구소 석사과정. 서울성모병원 제공

조절 T 세포(Regulatory T cell, Treg)가 면역 균형 유지의 핵심 요소로 다시 주목받는 가운데, 자가면역간염 환자에서 Treg의 ‘기능적 불안정성’이 면역 이상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필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제1저자 권미현 가톨릭의대 간연구소 석사과정)은 치료를 시작하지 않은 자가면역간염 환자의 혈액과 간 조직을 분석한 결과, 조절 T 세포가 수적으로 증가했음에도 기능적으로 불안정해 면역 억제 능력이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자가면역간염은 면역체계가 정상 간세포를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치료가 늦어질 경우 간 기능 저하를 거쳐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국내 유병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증상이 비특이적이어서 조기 진단이 쉽지 않은 질환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다각적인 실험을 통해 간 염증 단계가 심해질수록 조절 T 세포 수가 크게 증가하는 양상을 확인했다. 그러나 공동배양 실험 결과, 자가면역간염 환자의 Treg는 건강인에 비해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Treg의 수적 증가만으로 면역 억제 기능이 유지되지 않으며, 세포의 기능적 안정성이 임상 경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임을 시사한다.

또한 단일세포 RNA 시퀀싱 분석을 통해 자가면역간염 환자의 Treg에서 면역세포 활성과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IL-7 수용체(IL-7R) 발현이 증가한 것도 확인됐다. 억제 기능을 담당해야 할 Treg가 일반 효과 T 세포와 유사한 성질로 변화하며 불안정한 상태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혈액 내 조절 T 세포에서도 Helios 발현 감소와 함께 IL-6, TNF-α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증가해, 염증성 미세환경이 Treg 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가면역간염은 초기에는 피로감, 오심, 식욕 부진 등 비특이적인 증상만 나타나거나 무증상인 경우도 적지 않다. 이로 인해 진단이 늦어져 부종, 혈액응고 장애, 정맥류 출혈 등 합병증이 발생한 뒤 발견되는 사례도 있다. 질환 특성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지만,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상당수가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성필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자가면역간염 환자에서는 조절 T 세포가 증가하더라도 기능적 불안정성이 면역 이상을 초래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단순한 면역 억제 치료를 넘어 조절 T 세포의 기능적 안정성을 회복시키는 새로운 면역 조절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가면역간염은 비특이적 증상으로 조기 진단이 어렵고, 국내에서는 60대 여성 환자가 가장 많은 특성을 보이는 만큼 한국인 특성을 반영한 치료 전략과 후속 연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