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검사 없이 PET 영상만으로 림프종 아형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서로 다른 병원과 장비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는 다기관 연구 결과로, AI 기반 영상 분석의 임상 활용 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허재성 아주대학교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팀(박용진 핵의학과 교수, 김선화 방사선종양학과 연구원)은 PET 영상과 임상 정보를 함께 분석해 림프종 아형을 분류하는 인공지능 모델 ‘LymphoMAP’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림프종은 아형에 따라 치료 전략과 예후가 크게 달라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기존에는 조직 검사를 통해서만 아형 구분이 가능해 진단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환자 상태에 따라 조직 확보가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았다. PET 영상을 활용한 시도도 있었지만 병원별 장비와 촬영 방식 차이로 인해 일관된 진단 성능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ET 영상과 함께 연령, 혈중 LDH 수치, 혈액 검사 결과 등 주요 임상 정보를 동시에 분석하는 AI 모델을 설계했다. 특히 병원마다 다른 PET/CT 장비 특성을 AI가 스스로 보정하며 학습하도록 해, 의료기관과 장비 환경이 달라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도록 했다.
이번 연구에는 2000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12개 의료기관에서 수집된 림프종 환자 1424명의 데이터가 활용됐다. 연구진은 다기관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델을 학습·검증해 실제 임상 환경에서도 적용 가능한지를 평가했다.
분석 결과, LymphoMAP은 호지킨 림프종과 비호지킨 림프종을 구분하는 데 있어 연구에 참여한 병원과 참여하지 않은 병원 데이터 모두에서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AUC 0.89, 0.84). 특히 PET 영상만 사용했을 때보다 임상 정보를 함께 활용했을 경우 진단 성능이 유의하게 향상돼(AUC 0.77 → 0.89), 영상과 임상 데이터를 결합한 다중 모달 분석의 효과를 입증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이 병리 진단을 대체하기보다는, 조직 검사가 지연되거나 조직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임상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허재성 교수팀은 “이번 연구는 조직 검사 이전 단계에서 PET 영상과 임상 정보만으로 림프종 아형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AI를 활용한 영상 분석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진단 보조 도구로 쓰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