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취임 전후 낙마한 두 명의 보건복지부 전 장관 후보자에게 사용된 예산이 1억3700여만원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호영 전 후보자와 김승희 전 후보자에게 후보자 지명 기간에 들어간 비용이 각각 6989만원, 6721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 전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기 전인 4월11일부터 정부가 출범한 날인 5월10일까지 총 30일간, 김 전 후보자는 5월28일부터 7월5일까지 총 39일간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정 전 후보자는 일평균 232만원, 김 전 후보자는 171만원의 비용이 투입된 셈이다.
세부적으로는 사무실 및 사무기구 임차, 칸막이·전기공사, 전화 설치 및 사무실 배치(가구이동), 정보통신 공사 및 전산장비 임차 비용 등이 예산으로 투입됐다.
정 전 후보자의 경우 사무가구 임차에 가장 많은 비용인 2002만원이 소요됐고, 사무실 임차 1479만원, 칸막이 공사 1650만원 순으로 소요됐다. 김 전 후보자의 경우 사무실 임차가 2273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사무가구 임차 1993만원, 칸막이 공사 1078만원이었다.
차량 지원의 경우 두 사람 모두 차종은 그랜저 하이브리드였다. 유류비로는 정 전 후보자가 12만원, 김 전 후보자가 36만7000원을 썼다. 장관 후보자에게 별도의 업무추진비는 지급되지 않았다.
서 의원은 “업무파악 및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장관 후보자에게 그에 상응하는 비용이 지원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부적절한 인사를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고 이를 신속하게 철회하지 않는 등 연이어 계속된 인사참사로 낭비되는 것은 결국 국민의 혈세다”고 지적하며 “인사 문제로 국민의 신뢰가 추락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근본적인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세 번째 장관 후보자인 조규홍 보건복지부 제1차관의 청문회를 진행 중이다. 조 후보자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제32회 행정고시에 합격, 기획재정부에서 공직 생활을 이어왔다. 지난 7일 후보자로 지목됐다.
조 후보자는 보건복지 분야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우려와, 대규모 예산을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분배할 수 있다는 기대를 동시에 받는다. 다만 이전 후보자들과 마찬가지로 편법·특혜 의혹이 적지 않다.
조 후보자는 앞서 2018년 공직에서 퇴직한 후 3년 동안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이사로 재직했다. 당시 그는 11억원 이상의 급여를 받으면서 이와 별개로 1억원 이상의 공무원 연금을 수령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또한 같은해 9월부터 2020년 3월까지 배우자의 피부양자로 등록해 건강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조 후보자의 배우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이다.
아울러 세종시 아파트 특별공급, 자녀 위장전입, 군복무 중 대학원 재학 등의 논란도 조 후보자를 둘러싸고 있다.
앞서 2012년 조 후보자는 세종시 도담동 소재 아파트를 특별분양 받고도 서울에 거주했다. 이에 실거주 목적이 아닌, 차익을 노린 갭투자 목적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자 조 후보자는 ‘서울에서 대학교를 다니는 자녀와 함께 지낼 공간으로 서울에 집을 소유했으며, 경제적 이익을 본 바 없다’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는 앞서 2006년 11월17일, 거주 중이던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아파트에서 동안구 호계동 아파트로 주소를 옮기고 세대분리를 신청했다. 이에 위장전입 및 불법 세대주 분리 의혹이 제기되자 ‘딸의 교우관계와 학교생활의 어려움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지난 1990년 조 후보자는 방위병으로 군복무를 하면서 대학원 과정을 병행했다. 이에 군복무 기간 스펙을 쌓을 수 있도록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조 후보자는 ‘당시 병역법에 따르면 근무시간 이후 학업을 금지하는 조항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