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200㎞가 넘어서도 차가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입니다. 잘 길들여진 맹수라고 할까요. 이것이 바로 고성능차와 일반차량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4일 찾은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이곳은 현대차·기아가 충남 태안에서 마련한 국내 최대 규모 운전 체험 시설과 주행 시험장을 결합한 곳으로 한국테크노링 주행시험장(126만㎡, 약 38만평) 내에 건립됐다. 주행시험장에 지상 2층 1만223㎡(약 3092평) 규모의 고객 전용 건물이 더해져 다양한 드라이빙 체험과 브랜드 경험이 동시에 가능한 국내 최대 규모 시설이다.
전기자동차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고성능 전기차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기아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EV6의 고성능 버전인 EV6 GT를 출시, 한국 자동차 역사상 가장 빠른 차를 시장에 내놓았다.
얼핏 보면 겉모습은 기존의 EVT와 비슷한 듯 했으나 자세히 보니 GT만의 특징이 돋보였다. GT 전용 21인치 휠을 비롯해 네온(Neon) 컬러 캘리퍼가 눈길을 끌었다. 또 전후면부 범퍼에 수직적 조형을 더해 강인하고 역동적인 인상을 연출했다.
이 외에도 후면부 범퍼 하단에 적용된 차량 하부 공기의 흐름을 최적화해 가속을 돕는 디퓨저와 실내 D컷 스티어링 휠, GT 모드 버튼, 시트 등 실내 곳곳에 네온 컬러를 입혀 질주 본능을 자극한다.
이날 코스는 ‘제동코스’, ‘고속주회로’, 짐카나(Gymkhana) 및 복합 슬라럼(Slalom) 등을 체험하는 ‘다목적주행코스’, 드리프트(Drift)를 체험하는 젖은 ‘원선회코스’ 등으로 구성됐으며, 이를 통해 EVT GT의 진면목을 체험할 수 있었다.
이날 가장 인상에 남는 코스는 고속으로 드라이빙센터 외곽을 한 바퀴 커다랗게 선회하는 고속주회로였다. 특히 38도로 기울어진 경사 구간에서는 몸이 기울어지며 엉덩이가 공중에 뜨고 어깨가 땅에 닿을 것처럼 내달리는 독특한 주행감을 느낄 수 있었다.
고속주회로에는 다양한 스킬이 필요한 만큼 주로 고성능 모델로만 주행한다. 이날 시승한 EV6 GT는 고속주회로에서 가장 적합한 차량이라고 할 수 있다.
고속주회로에 진입하면서 전문 인스트럭터의 지시 하에 엑셀을 밟아 시속 200㎞/h까지 속도를 높였다. 차가 날아갈 듯 튀어나갈 듯 하면서도 미동이 없어 안정적이었다. EV6 GT는 합산 430kW(585마력)의 최고출력과 740Nm(75.5kgf·m)의 최대토크의 강한 성능을 갖췄다. 이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3.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같은 폭발적인 가속성능과 함께 최고속도 260km/h의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경사로에 진입하니 차가 옆으로 기울어졌다. 조수석에 앉아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도로가 바로 옆을 스치듯 지나친다. 경사각 약 38°의 고속주회로 끝에 차가 걸치듯 속도를 올리고 있으니 차가 쏠릴 듯한 느낌이 들었으나 안정적이었다.
기아는 EV6 GT 출시를 시작으로 보다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다양한 고서능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EV6 GT의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및 세제혜택 후 기준 7200만원이다.
기아 관계자는 “EV6 GT는 기아의 선도적인 EV 기술력의 총체로, 하이 퍼포먼스 드라이빙에 열광하는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고성능 모델”이라며 “고객의 일상 속에서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짜릿한 주행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