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국정감사장에 제약계 수장들이 모습을 드러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위원들에게 호명된 인물은 신영섭 JW중외제약 대표와 김태영 종근당홀딩스·경보제약 대표이사 등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5일 출석 요청이 철회됐고,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이사가 새롭게 20일 증인 출석요구를 받았다.
신영섭 대표는 경장영양제 섭취 시 필요한 ‘피딩라인’의 유료화에 대한 기업의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었다. 피딩라인은 입으로 음식을 섭취하기 어려운 환자들이 코를 통해 음식물을 공급받을 때 사용한다. 그동안 기업들은 경장영양제를 구매하면 피딩라인을 무상으로 제공해 왔다. 하지만 지난 7월부터 원가 및 인건비 상승은 물론, 무상 제공이 리베이트 행위로 오인될 우려가 있다는 사정을 고려해 유료화했다.
이후 JW중외제약은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과 반발을 고려해 4일부터 다시 피딩라인을 전격 무료로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신 대표의 출석을 요구했던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도 요구를 철회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피딩라인은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의료기기인데, 그동안 업계가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 무료로 제공해 왔다”며 “무료 공급은 유지하지만, 앞으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영 대표는 경보제약의 불법 리베이트 의혹에 대한 질의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는 종근당홀딩스 대표로 자회사인 경보제약 대표를 겸하고 있다. 앞서 경보제약이 400억원대 불법 리베이트를 행하고 있으며, 전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영업하면서 의약품 가격의 20%를 의사들에게 제공했다는 의혹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현재 경찰이 경보제약에 대한 수사에 착수, 리베이트 정황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 불거진 의혹 가운데 아직까지 명확한 사실로 밝혀진 바는 없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 김 대표의 출석을 요구했던 강 의원과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요구를 철회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며, 결론이 나온 사안이 없다는 점을 국회에 충분히 소명했고 국회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새롭게 증인으로 지목된 김동연 대표는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질의를 받게 될 전망이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양약품 코로나 치료제 주가조작 관련’ 사유로 오는 20일 김 대표의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요구했다. 현재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일양약품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 중이다.
일양약품은 앞서 2020년 3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결과를 부풀려 발표해 주가를 띄우고, 경영진들이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양약품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한 상태다. 입장문을 통해 “연구 결과를 다르게 보도한 사실이 없음을 수사 기관을 통해 소명하였습니다”라며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본 건 정보를 이용한 사실이 없음을 소명하였습니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가 국정감사에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출석 요구를 받았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면서도 “아직까지 출석 여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