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기상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산 관측소에서 오존전량을 측정하는 '오존분광광도계'는 최근 3년 사이 총 594일 동안 고장으로 관측에 활용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는 1년 365일 중 347일, 올해는 8월까지 단 하루도 이용할 수 없었다. 해외 수리 전문가는 10월 셋째 주에 입국할 예정이다.
안면도 관측소의 오존분광광도계 역시 2020년 69일, 지난해 239일 동안 관측에 활용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해외 수리와 교정에 133일이 걸렸다.
오존분광광도계는 오존전량을 측정하는 장비로 네덜란드에서 4억5000만원을 들여 도입했다. 지난해와 올해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해외 수리와 입국이 지연됐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오존분광광도계가 측정하는 성층권 오존은 대기로 들어오는 유해 자외선을 흡수해 지상 생태계를 보호한다. 오존층이 파괴되면 자외선에 노출돼 피부암, 백내장 등 위험이 증가한다. 오존층 파괴 우려가 커지자 국제사회는 1987년 오존층 파괴물질을 규제하는 국제협약 '몬트리올 의정서'를 채택했다.
문제는 기상청 관측장비 중 대부분이 이처럼 외산이라는 점이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관측장비의 국산 비율은 7.1%에 불과하다. 장비 28개 중 예비품을 보유한 장비는 18개로, 관측 장비 10개 중 4개꼴로 예비품도 보유하지 못한 상황이다. 오존분광광도계 역시 예비품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임이자 의원은 “장비 유지보수와 관리 부실로 기후 감시·관측에 구멍이 뚫렸다”며 “예비부품 확보 및 수리 기술 이전 등의 대책을 수립해 결측 방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