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계 주요 기업들이 매출 1조원을 가볍게 넘겼다. 누적 매출액 2조원 달성에 대한 기대도 모이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통 제약사로 꼽히는 GC녹십자, 유한양행, 종근당 등이 올해 3분기 만에 누적 매출액 1조원을 초과했다. 녹십자와 유한양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같은 실적을 기록했고, 종근당도 창사 이래 처음으로 3분기 누적 매출액 1조원을 넘겼다.
GC녹십자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2998억원이다. 전년 동기 누적 매출액 1조1355억원과 비교하면 14.5% 증가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1037억원으로, 전년 실적 876억원보다 18.4% 증가했다. GC녹십자는 앞서 2019년에도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 1조161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최근 GC녹십자홀딩스와 GC셀은 미국 현지 법인 아티바 바이오테라퓨틱스(이하 아티바)의 나스닥 상장을 자진 철회 이슈로 집중을 받았다. 아티바는 앞서 2019년 GC녹십자홀딩스와 GC셀이 세포치료제 개발 목적으로 설립한 바이오 기업이다. 상장을 앞두고 있었지만,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경기 불안으로 상장을 잠정 연기하고 한발 물러섰다.
유한양행이 누적 매출액 1조2898억원으로 GC녹십자를 추격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1조2145억원과 비교하면 6.2% 증가했다. 다만 누적 영업이익은 203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실적 487억원보다 58.4% 대폭 감소했다. 유한양행은 2019년도 3분기(1조866억원)는 물론, 2018년도(1조1046억원)부터 누적 매출액 1조원을 초과하는 기록을 이어왔다.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의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공시를 통해 글로벌 임상 3상에서 렉라자가 ‘게피티니브’(상품명 이레사정)에 비해 질병 진행 혹은 사망의 위험을 55% 감소시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무진행 생존기간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렉라자는 1차 치료제로서 일차 평가목적을 달성했고, 유한양행은 내년 1분기 내 국내 적응증 확대를 위한 허가 변경을 신청할 예정이다.
종근당은 올해 처음으로 3분기만에 1조원 넘게 벌어들였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3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누적 매출액 9788억원보다 6.1%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20억원으로, 930억원이었던 지난해 실적에서 1% 감소해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됐다.
종근당은 바이오시밀러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종근당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루센비에스’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루센티스는 글로벌 제약사 로슈가 개발한 황반변성,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 안질환 치료제다. 기존에 종근당의 바이오시밀러는 2018년 품목허가를 획득한 빈혈치료제 ‘네스벨’이 유일했다. 오리지널은 암젠과 쿄와기린이 공동 개발한 빈혈치료제 ‘네스프’다.
한편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위탁개발생산(CDMO) 업계에서도 3분기 누적 1조 기록이 이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은 매출액 2조에 가까워지며 업계 선두 자리를 굳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2조358억원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했다. 3분기만에 2조원을 초과한 매출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누적 영업이익은 6708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도 1조6896억원의 누적 매출액을 보였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기업인 GSK로부터 2억9612만달러(약 4207억원)의 CMO계약을 수주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는 지난해 한해 매출액인 1조5680억원의 26%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달부터는 인천 송도 소재 4공장을 부분 가동하기 시작했으며, 내년 초 완전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4공장은 단일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로, 완전가동 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역량은 60만4000리터가 된다.
셀트리온은 아직 3분기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2분기 기준으로 이미 누적 매출액 1조146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29% 증가한 수치로, 셀트리온이 반기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1조9116억원이었다.
셀트리온은 자회사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직판으로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 점유율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로슈의 항암제 ‘아바스틴’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를 영국과 독일에 출시했다. 아울러 유럽에서 오리지널의 대체제 지위를 선점하기 위해 상호교환성을 확인하는 임상시험에 나선다. 현재 에스토니아에서 애브비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에 대한 3상을 승인받았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