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이태원 참사, 올해 가장 충격” [2022 부모결산①]

학부모들 “이태원 참사, 올해 가장 충격” [2022 부모결산①]

2022년 학부모들이 주목한 10대 뉴스 上
미성년 자녀 둔 성인남녀 433명 대상 설문
코로나 상비약 품귀·계곡살인·SPC 노동자 사망도 주목

기사승인 2022-12-22 11:00:02
그래픽=이승렬 디자이너

다사다난했던 2022년 한 해도 이제 다 저물어간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며 ‘용산 시대’의 문을 열었고 코로나19 3년차 만에 실외 마스크를 벗었다. 한국 축구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에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크고 작은 논란도 많았다. 교육부의 ‘만 5세 학제개편안’이 추진됐다가 논란 끝에 백지화됐고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두고도 시민 사회가 들끓었다. 우울한 뉴스도 있었다. 이태원 참사로 158명이 하늘의 별이 됐고 생활고를 겪던 이웃들이 삶을 스스로 마감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올해 쏟아진 뉴스 중 학부모들이 꼽은 ‘가장 기억에 남는 이슈’는 무엇이었을지 10대 뉴스로 정리해본다. 

쿠키뉴스는 여론조사전문기관 위드리서치에 의뢰해 미성년 자녀를 둔 성인남녀 433명을 대상으로 지난 14~16일 ‘2022년 학부모들이 주목한 10대 뉴스 선정 및 육아환경’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다음은 학부모들이 선정한 올해 10대 국내 뉴스다. 

이태원 참사 49일째인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광장에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가 마련한 시민분향소를 찾은 한 시민이 희생자들 영정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①이태원 핼러윈 참사(학부모 응답률 44.3%)

학부모들은 올해 가장 충격적이었던 소식으로 158명의 사망자와 196명의 부상자를 낸 ‘이태원 참사’를 꼽았다. 

핼러윈을 앞둔 주말(10월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1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특히 번화가와 대로변을 잇는 해밀톤 호텔 옆 좁은 골목에 인파가 뒤엉키며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이태원 참사로 국가의 재난대응시스템의 민낯이 드러났다. 참사 당일 이날 이태원에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견하고도 배치된 경찰력을 137명에 불과했고, 참사 발생 전 4시간 동안 11건의 긴급한 112 신고가 있었지만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참사 직후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꾸려져 이태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나섰다. 이날까지 특수본에 입건된 피의자는 21명. 하지만 주요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가 기각됐으며, 서울시나 행정안전부 등 윗선을 향한 수사가 미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학부모 말말말
“청춘들의 목숨이 한순간에 사라진 것이 너무 충격적”
“아이와 함께 자주 간 이태원에서 참사라니”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소에서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
“너무 많은 아이가 숨졌다”
“같은 아이를 둔 부모 입장에서 애처로웠다”

윤석열 대통령. 사진=쿠키뉴스 DB

②윤석열 대통령 취임…‘용산 시대’ 개막(16.8%)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10일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윤 대통령은 3월10일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초접전을 벌인 끝에 불과 0.73%p(24만7077표) 차이로 승리했다.  

윤 대통령은 5년 임기의 제20대 대통령에 오르는 취임식에서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개방으로 권위주의 상징인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던 윤 대통령은 용산 국방부 청사로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해 용산 시대의 문을 열었다. 
학부모 말말말
“국가의 수장이 누가 되느냐는 중대한 문제”
“대한민국의 향후 5년을 책임지는 가장 중요한 이슈”
“새 정부 출발로 아이들 교육에 대한 기대감”
“진보와 보수 대표의 박빙 승부가 이어져 흥미진진”

약국에서 코로나19 자가 진단 키트가 판매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③코로나19 재확산에 진단키트·상비약 품귀 현상(5.8%)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재택치료가 늘어나면서 지난 2~4월 진단키트와 상비약 품귀 대란이 일었다. 2월10일부터 방역당국이 오미크론 대응을 위해 재택치료 관리를 고위험군 중심으로 개편했다. 코로나 재확산 상황에서 나머지 60세 미만 무증상·경증인 재택 환자는 스스로 자신의 건강 상태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자가진단키트와 감기약 등 상비약을 미리 챙기려는 움직임이 늘었다. 

특히 방역당국이 제공하는 재택치료 키트 구성품에 종합 감기약, 해열제 등 의사 처방 없이도 약국에서 구매 가능한 약품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약품을 따로 묶어 판매하는 ‘코로나 재택치료 대비 가정 상비약 세트상품’이 판매되기도 했다. 
학부모 말말말 
“코로나 걸리고도 약을 못 구해 엄청 고생했다”
“당시 코로나 때문에 가족 모두 힘들었던 경험”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자녀 건강도 걱정됐다”

'계곡살인' 피의자 이은해(왼쪽)·조현수. 사진=연합뉴스

④‘계곡살인’ 이은해·조현수 검거(5.2%)


국민적 공분을 산 계곡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와 공범이자 내연남 조현수(31)가 남편 윤모씨(사망 당시 39세)가 숨진지 만 3년4개월만인 지난 10월27일 1심 재판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2019년 6월30일 경기도 가평군의 한 계곡에서 이씨의 남편 윤씨를 물에 뛰어들게 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알려지면서 재수사가 시작됐으며 이들은 작년 12월 경찰 조사 중 잠적해 올해 4월16일 경기 고양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검거됐다.   

이 과정에서 윤씨가 전세로 마련한 신혼집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반지하 월세방 생활을 했으며, 윤씨 사망 후 이씨가 월세방 보증금까지 모두 챙겨간 사실이 알려져 공분이 일었다. 또한 “너무 배고파” “라면 살 돈도 없어” “신발이 찢어져서 창피해” 등 윤씨가 생전 이씨에게 보낸 카톡 메시지도 재조명됐다.
학부모 말말말
“엽기적인 사건으로 기억한다”
“인간의 탈을 쓴 악마들. 가스라이팅하고 살인까지 공모해”
“범죄 저지르고 도피까지 한 가해자들이 무죄를 주장하다니”
“수법이 잔인하고 치밀해서 잊히지 않는다”

SPC 허영인 회장이 지난 10월 21일 오전 11시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SPC그룹 본사 건물에서최근 발생한 SPL 안전사고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⑤SPC 근로자 사망 사고로 ‘불매운동’ 확산(3.8%)


지난 10월15일 SPC 계열사인 SPL 평택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SPL 평택공장은 사고가 발생한 교반기에 끼임 사고 장치(인터록)를 비롯해 어떠한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았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사고 6일 만에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고 안정경영 시스템 구축을 위해 1000억원을 투자할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돌아선 소비자들의 마음은 불매운동으로 번졌다. 사고 다음날 사고가 난 교반기를 흰색 천으로 가린 채 동료를 잃어 충격이 가시지 않은 근로자들이 빵을 만들게 하거나 장례식장에 빵을 보내는 등 수습과정에서 보인 SPC의 안일한 태도과 배려없는 후속조치는 불매운동의 불씨를 키웠다. 
학부모 말말말
“젊은 청년이 끔찍한 사고를 당해 마음이 아팠다”
“대기업 횡포와 노동자 처우의 민낯을 보았다”
“기업의 인권 경시 풍조가 안타까웠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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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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