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감염자는 진단 10일만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은 해외 체류 후 귀국한 뇌수막염 사망자에게서 파울러자유아메바를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란 사람, 마우스 및 실험동물 감염 시에 치명적인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Primary amoebic meningoencephalitis, PAM)을 유발해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병원성이 매우 높은 원충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10일 한 50대 남성이 태국(4개월간 체류)에서 귀국 후, 11일 상급종합병원에 뇌수막염 증상으로 응급이송됐다. 환자의 검체에 대해 원인병원체 확인 검사를 수행한 결과,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를 검출했다.
당시 환자의 파울러자유아메바 염기서열(ITS 유전자)을 분석한 결과, 기존에 해외에서 보고된 뇌수막염 환자에게서 분석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서열과 99.6% 일치했다. 방역당국 측은 유전자 검출 및 서열 일치도가 높은 것을 근거로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환자는 지난 21일, 감염 진단 후 10일만에 결국 사망했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전 세계적으로 감염사례는 드물다. 2018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에 의한 원발성 아메바뇌염 사례는 총 381건 보고됐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파키스탄 41건, 인도 26건, 중국 6건, 일본 2건으로 확인된다.
무엇보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감염 후 증상 진행이 빠르고 치명적이다. 보통 코로 들어간 아메바는 머리 위쪽으로 올라간 후 후각신경과 뇌가 연결되는 구멍을 통해 뇌로 들어가게 돼 결국 뇌가 아메바에 감염되고, 뇌수막염 증세와 비슷한 구토, 두통, 발열 증상들이 발생한다.
특히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치료약이 없기 때문에 한 번 감염될 경우 치사율이 매우 높다. 따라서 조기진단 및 치료를 위해 임상에서의 인식이 중요하다.
주로 호수나 강에서 수영 및 레저활동을 할 때 많이 발생하며, 종교적 목적 또는 비염치료에 많이 사용하는 코 세척기(neti pot)를 통해 아메바에 오염된 깨끗하지 않은 물 사용 시 감염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다만 사람간 전파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파울러자유아메바의 감염예방을 위해 파울러자유아메바 발생이 보고된 지역 여행 시, 수영 및 레저활동을 삼가고,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등 각별히 주의해 주실 것”을 권고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