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새해 첫 거래일의 약세를 딛고 상승 전환했다. 다만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상을 지속한다는 의지를 재확인한데 따라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장중 상승폭을 제한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3.40p(0.40%) 뛴 3만3269.77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8.83p(0.75%) 오른 3852.97, 나스닥지수는 71.78p(0.69%) 상승한 1만458.76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이날 공개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과 주요 경제지표 등을 주시했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12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앞으로 나오는 지표들이 (연준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줄 때까진 제한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피벗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시장이 기대하는 금리 인하가 당분간 없을 것이란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가 발표한 11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서 미 기업들의 구인건수가 1046만 건으로 전망치를 웃돌면서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이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더했다.
제조업 경기 지표는 부진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4로 두 달 연속 하락했다고 밝혔다. 기준점인 50을 하회하는 것은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종목별로 보면 전날 낙폭을 확대하며 지수를 끌어내린 애플과 테슬라 주가는 각각 1.03%, 5.12% 상승했다.
코인베이스 주가는 이 회사가 뉴욕금융감독국과 규제 위반에 대해 1억 달러의 과징금을 납부하는 조건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이후 12.20% 폭등했다.
구조조정을 결정한 기업들의 주가는 상승했다. 고객관계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는 전체 인력의 10%를 해고하고 특정 지역 사무실을 축소할 계획이라는 소식에 주가는 3.57% 올랐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비메오도 인력 감축 소식 이후 주가가 4.02% 뛰었다.
제너럴 일렉트릭(GE)에서 분사돼 나스닥 증권거래소에서 첫 거래를 시작한 GE헬스케어 주가는 4.49% 상승했다. GE 주가는 5.86%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지난해에 이어 새해에도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 글로벌 투자사무소의 마이크 로웬가르트 모델포트폴리오 팀장은 “연준이 올해에는 금리 인상을 중단하거나 피벗할 것이라는 시장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고용시장이 계속 견고함을 보이는 가운데 연준이 벌이는 게임 타이틀이 인플레이션과 싸움이라고 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점은 해가 바뀌었지만 지난해 시장에 불어닥친 역풍이 여전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B.라일리 파이낸셜의 아트 호건 최고시장전략가는 CNBC에 “지금 매우 관망하는 분위기”라며 “모든 면에서 매우 끔찍했던 한 해를 마무리한 후 투자자들은 투자에 두려움이 있으며 첫 2거래일 동안 적어도 실시간으로 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