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그룹이 주력 사업인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앞세워 해외 시장 개척을 가속화하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 및 생산을 담당한다. 제품의 해외 마케팅과 판매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맡아, 해외 현지에서 소모되는 영업 비용을 절감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미주 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 앞서 10일 중남미 시장에서는 브라질 연방정부의 대규모 입찰 수주를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수주다. 계약에 따라 올해 상반기에만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 총 34만2000바이알을 브라질 연방정부에 독점 공급하게 됐다. 램시마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로, 오리지널은 얀센의 레미케이드다.
중남미 시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적극적으로 영업망을 구축 중인 지역이다. 이번 연방정부 입찰과 기존의 주정부 및 민간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물량을 모두 고려하면 브라질 인플릭시맙 시장에서 램시마의 점유율은 80%이상으로 회사는 추산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향후 추가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브라질, 콜롬비아, 멕시코, 칠레, 페루,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대표 6개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북미 시장에서는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앞서 3일 셀트리온은 캐나다 보건부로부터 ‘베그젤마(성분명 베바시주맙)’ 판매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베그젤마는 전이성 직결장암 및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로, 오리지널은 로슈의 ‘아바스틴’이다. 이번 판매허가 시 셀트리온은 △전이성 직결장암 △비소세포폐암 △상피성 난소암 △난관암 △원발성 복막암 △교모세포종 등 아바스틴에 승인된 적응증을 모두 동일하게 확보했다. 셀트리온은 앞서 지난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베그젤마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시장도 개척했다. 이 지역에는 셀트리온그룹이 현지 법인을 두지 않았지만,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활용해 판매에 나섰다. 지난 4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베그젤마를 요르단과 모로코를 비롯한 17개국에 공급하기 위해 중동 로컬 제약사인 히크마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히크마는 지난해 말부터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바이오시밀러 판매를 담당해왔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 17개 국에 램시마, 램시마SC(피하주사제형), ‘트룩시마’, ‘허쥬마’, ‘유플라이마’ 등 5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현재 개발 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CT-P43’도 히크마를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해외 정부들의 약제비 절감 및 친 바이오시밀러 정책기조가 셀트리온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캐나다, 미국, 유럽 등 셀트리온그룹이 현지 법인을 두고 진출한 주요 글로벌 시장 의약품 당국은 약제비 절감을 위해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우호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앞서 2019년부터 바이오시밀러 우호 정책을 도입했다. 지난달까지 브리티시컬럼비아, 앨버타, 뉴브런즈윅, 퀘벡, 노스웨스트 준주, 노바스코샤, 서스캐처원, 온타리오 등 8개 주가 바이오시밀러 전환 정책을 발표했다. 특히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는 신규로 베바시주맙 처방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바이오시밀러를 처방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우호적인 정책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는 처방의약품 가격 인하 대책이 포함됐다. 신약이 시장을 독점하는 기간을 단축해 바이오시밀러 제품 출시를 유도하고, 보험제도를 개선해 바이오시밀러 처방에 대해서는 오리지널 제품 대비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내용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시장 진입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유럽의 경우 지난해부터 대체사용을 전격 추진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오리지널 제품 처방을 바이오시밀러로 대체해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바이오시밀러 인터체인저블’ 제도를 공식적으로 실시했다. 임상시험을 거쳐 오리지널 제품과 상호교환성을 입증한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처방을 낸 의사의 개입 없이도 오리지널 제품의 대체재로 사용할 수 있다. 셀트리온은 현재 자사의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와 오리지널 제품인 애브비의 ‘휴미라’ 상호교환성 확인을 위한 3상 임상시험을 에스토니아에서 진행 중이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