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노총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 관련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은 30일 서울 장교동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노동시간 개편안 재검토 지시 후, 장관은 청년들과 수차례 면담을 진행했지만, 이 역시도 고용노동부에 의한 선별적 비공개 면담뿐”이라며 “청년 노동자를 앞세워 청년 소통하는 척 하지 말고, 이정식 장관은 공개토론회 제안을 받으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다음 달 6일 오후 7시에 공개 토론을 하자고 구체적인 일정도 제시했다.
이날 김윤정 한국노총 여성청년본부 선임차장은 “윤석열 정부는 노동 개혁을 울부짖으며 양대 노총을 부패 기득권 세력으로 낙인찍고, MZ라고 불리는 청년 세대를 앞세워 세대 간 갈라치기 하는 방식으로 노동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들과 소통을 원한다는 주장하지만, 다수의 비정규직, 미조직된 청년들을 위한 목소리를 경청할 계획은 없다”면서 “비교적 사정이 나은 기업과 노동자, 혹은 노동부가 자체적으로 꾸린 청년 모임과의 만남만 있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더 이상 청년 노동자를 도구화 삼아 노동개악를 추진하는 데 이용하지 말아 달라”며 “진정한 소통을 원한다면 양대 노총 및 청년단체들과 소통하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청년 조합원들은 지난 15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으로 이 장관을 찾아가 개편안 폐기를 촉구하는 기습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당시 이 장관에게 면담을 요구했지만, 아직 노동부로부터 아무 답변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6일 노동자의 근로 시간 선택권을 확대하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을 내놨다. 현 주 최대 52시간까지 근무 가능한 것을 주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게 하고, 근로자의 휴식권을 보장해 쉴 때 쉬게 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부정적 여론이 급속히 확산하자 윤석열 대통령이 보완을 지시했고, 이 장관은 최근 여러 차례 청년 노동자들과 간담회에서 만나 의견을 듣고 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