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8년 설립 100주년을 앞둔 고려대의료원이 향후 4년간 약 1200억원을 투자해 국내 1위, 세계 30위권의 ‘연구 중심 의료기관’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2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의 성취에 안주하지 않고 퍼스트 무버(First Mover·선도자)로서 의료계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도전을 이어 나가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의료기관이 되겠다”고 천명했다.
고려대의료원은 현재 산하 안암·구로·안산 3개 병원 외에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한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와 미래의학 테스트베드인 청담 고영캠퍼스 등 5개의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전체 인력은 1만명, 연간 2조원에 육박하는 예산을 운용한다.
의료원은 규모에 비해 브랜드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고 보고, 이를 강화하기 위해 첨단 혁신 연구와 교육을 수행하는 새로운 모델의 연구 중심 의료기관을 지향한다는 계획이다.
최첨단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감염병 및 외과 수술 역량, 중증질환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병상을 추가로 늘려 상급종합병원인 안암·구로·안산의 병상을 3500개까지 늘리기로 했다. 청담 고영캠퍼스 맞은 편에 연면적 1070평 규모의 ‘청담 제2캠퍼스’도 조성한다. 연구를 핵심 동력으로 삼아 병원의 발전을 주도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할 방침이다.
특히 의료원은 2028년 고대 의대 100주년에 맞춰 ‘세상에 없던 미래병원’을 구현하기 위해 경기도 과천, 남양주에 4차 병원 건립도 추진 중이다. ‘세상에 없던 스마트병원’과 ‘지역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상생 의료기관’이라는 목표 아래 초기 단계부터 지자체와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도시개발계획, 인프라, 관련 규제, 파급 효과 등을 논의 중이다.
연구 역량을 늘리기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의료원의 연구개발(R&D)수주액은 연평균 13%의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 지난해 1500억원을 달성했다. 또 교원이 개발한 원천기술을 외부기관에 이전하고 받은 기술이전료도 300억원에 육박한다.
의료원은 이에 그치지 않고 향후 4년 간 약 1200억원을 연구 인프라와 인센티브에 투자하고, 연구 업적 평가 기준을 강화해 국내 1위, 세계 30위권의 ‘초격차 연구 중심 의료기관’으로 도약하는 것을 기관의 핵심 목표로 세웠다.
특히 혁신 의학기술개발은 기술 이전과 교원 창업을 통해 상품화를 전개한다. 고용 창출과 생산 효과 등 산업계에 선순환적인 파급 효과를 낳는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국내외 기관들과 활발한 공동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병원 본연의 역할인 진료도 한 단계 진화시킬 방침이다. 의료원은 국내 최초로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 병원정보시스템과 인공지능, 디지털헬스케어 등 첨단 IT 혁신 기술을 접목시켜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시스템을 구현해 환자 중심 진료를 구현한다. 또 기존 다학제(여러 과 간 협진) 시스템을 강화하고 중증 고난도 수술 역량을 국내 최고로 끌어 올릴 예정이다.
발전을 견인할 우수 인적 자원 확보와 관리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향후 10년 동안 연평균 30~40명의 교원을 임용할 계획으로, 인재를 영입하고 관리·운영하는 차별화된 인재 관리 전문 시스템을 구축한다.
윤 의료원장은 “2028년 고대 의대 100주년을 앞둔 만큼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시도하고, 그간 다져온 업적과 성과들을 발전적으로 계승해 새로운 미래를 잇는 역사적인 변곡점으로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