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응급환자가 병원을 전전하는 ‘응급실 뺑뺑이’ 재발을 막기 위해 응급의료 긴급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민의힘과 보건복지부는 31일 오후 국회에서 ‘응급의료 긴급대책 당정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응급환자가 병상을 찾지 못해 이른바 뺑뺑이를 돌다가 구급차에서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지난달 5일 당정협의회에서 원스톱 환자이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의료진의 근무여건 개선을 포함한 대책을 발표했으며, 정부에서는 현장조사를 돌렸는데도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응급실 의사 부족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비극이 끊임없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이 병원 저 병원에 병상이 있는지 전화 돌리는 것은 하루 속히 개선돼야 하며, 병상 여력이 있다고 해서 응급실에 도착했는데 진료할 전문의가 없어 또 다른 병원을 가야 하는 상황도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응급실에 경증 환자가 몰려 중증 환자가 치료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도 바꿔야 한다”며 해외 선진국처럼 중증환자와 경증환자를 분리해 받는 환자 이원화 제도 시행 확대를 제안했다.
복지부는 ‘응급실 뺑뺑이’ 사고가 잇따른 데 대해 고개를 숙이고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문제 해결을 위해 의료기관 응급환자 수용·거부 세부 기준 마련과 전체 의료기관 병상 인력 투자가 필요하다”며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기간 해결 가능한 대책을 추가 발굴해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30일 경기도 용인에서 후진하던 차량에 치인 70대 남성이 수술이 가능한 병원 중환자실을 찾다가 2시간여 만에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구급대원들은 신고 접수 10분 만에 남성을 구조해 인근 대형병원 3곳에 이송 여부를 문의했지만 중환자 병상 부족으로 수용 불가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대구에서도 건물에서 추락한 10대 소녀를 구하기 위해 119구급대가 신고 4분 만에 도착했지만, 응급실을 찾지 못하고 2시간 넘는 시간을 길에서 흘려보낸 바 있다. 소녀는 결국 사망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달 초 소녀의 수용을 거부한 의료기관 4곳에 대해 시정명령과 보조금 일시 지급 중단 등의 처분을 내렸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