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에도 ‘수원의 주인’은 수원FC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수원FC는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3’ 16라운드 수원 삼성과 맞대결 ‘수원 더비’에서 윤빛가람, 오인표의 득점에 힘입어 2대 1로 승리를 거뒀다. 후반 36분 수원 삼성의 한호강이 득점을 올렸지만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경기를 주도한 건 수원 삼성이었지만, 승리는 수원FC의 몫이었다. 수원에게 주도권이 밀린 수원FC는 수비 라인을 단단히 지켜면서 역습을 노렸다. 주도권을 잡았지만 수비 불안을 노출한 수원 삼성은 수원FC에게 카운트 어택을 맞으면서 무릎을 꿇었다.
최근 수원 더비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수원FC다.
수원은 출범 후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으로 자리잡았다. 반면 수원FC는 2부리그에서 좀처럼 올라오지 못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팬들은 ‘수원의 주인은 수원 삼성’이라고 말했다.
2016년 프로팀 전환 후 첫 승격에 성공했던 수원FC는 수원 삼성에 1승 3패로 열세에 놓였다. 당시 수원FC가 한 시즌 만에 2부리그로 강등되면서 수원 더비는 좀처럼 볼 수 없었다.
2021시즌부터 수원FC가 5년 만에 승격하면서 두 팀의 더비가 다시 재개됐다.
상황도 이전과 비교해 달라졌다. K리그를 호령하던 수원 삼성은 모기업의 투자가 점점 줄어들면서 상위권이 아닌 중위권 팀으로 전락했고, 수원FC는 이전과 달리 공격적인 투자로 스쿼드의 질을 끌어올렸다.
해당 시즌 두 팀의 맞대결은 수원FC의 완승으로 끝났다. 수원FC가 수원 삼성을 상대로 3승 1무를 거두는 이변을 연출했다. 최종 순위도 수원FC가 5위, 수원 삼성이 6위에 위치했다.
2022년에는 양 팀이 2승씩 나눠가지며 우열을 가리지 못했지만, 수원 삼성의 자존심에 제대로 스크래치가 났다. 과거만 하더라도 그저 보이지도 않던 팀이 어느덧 위협하는 ‘시끄러운 이웃’이 된 것이다.
수원FC는 올 시즌에 수원 삼성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여전히 ‘천적’임을 증명했다. 지난 3월 맞대결에서 수원FC가 홈 경기장에서 2대 1로 승리를 거둔데 이번에는 원정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원정 경기 승리가 없던 수원FC는 4연패 탈출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수원 더비의 최근 5경기 전적은 4승 1패로 수원FC가 월등히 앞서고 있다. 수원FC는 이날 승리로 전신인 수원시청 시절까지 포함해 역대 전적에서 8승 2무 7패로 수원 삼성을 앞질렀다.
두 팀의 현재 상황마저 대조된다. 수원FC는 5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면서 9위(승점 18점)에 위치했다. 반면 수원 삼성(승점 8점)은 3연패에 빠지면서 리그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아직 시즌이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구단 창단 후 첫 강등을 우려하는 위치에 놓였다. 이제는 수원의 주인은 수원FC라 해도 이상치 않아 보인다.
수원=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