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오는 5일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자녀 특혜 채용 문제를 논의할 전망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당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오는 5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개최한다고 알렸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선관위의 감사원 직무감찰 거부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4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하고 선관위의 감사원 감사 거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정성과 투명성, 리더십의 품격이 다 사라졌는데 선관위원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주요 선거 때마다 선관위가 민주당에 유리한 해석을 내놓았다고 주장하며 “선관위와 민주당이 공생적 동업 관계를 형성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태악 선관위원장을 향해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사퇴로서 행동하는 책임을 보이라”며 “고위직부터 썩은 내가 진동하는데 여전히 문을 걸어 잠그고 폐쇄적 태도를 고집하며 국민 요구를 외면하는 조직은 더는 민주주의 국가의 기관이라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앞서 선관위는 국회 국정조사와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수사기관의 수사에는 성실히 임하겠다면서도 감사원의 감사는 독립성 침해를 이유로 거부했다.
선관위는 근거로 헌법 제97조를 제시했다. 해당 헌법 조항은 ‘국가나 법률이 정한 단체의 회계 검사와 행정기관 및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감찰을 하기 위해 대통령 소속 하에 감사원을 둔다’는 내용이다. 선관위는 행정기관이 아닌 독립된 헌법기관이기 때문에 감사원 감사를 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강제조사 권한도 없고 선관위가 제출한 자료만으로 조사할 수밖에 없는 권익위 조사로는 부패의 진상을 폭넓게 뿌리 뽑을 수 없다”며 “그래서 감사원 감사가 필요한 것인데 선관위가 이러한 점을 잘 알고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위직의 부도덕과 불법 행위까지 모두 드러날까 봐 조사받는 시늉만 보여주겠다는 행태”라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도 “선관위는 청렴성, 중립성, 공정성 규범을 모두 잃고도 여전히 독립적 헌법기관임을 내세울 수 있나”라며 “선관위가 특수한 성격의 기관이긴 해도 행정기관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5일 긴급 의원총회에서 선관위 감사원 직무감찰 거부와 관련한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이 청년들과 함께 선관위 항의 방문을 예고한 가운데 당 차원에서 항의 방문하는 일정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