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마요르카)이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 평가전을 0대 1로 패배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주축 선수들이 부상과 개인적인 사유로 합류하지 못했다. 김민재(나폴리)가 지난 15일 기초군사훈련을 받아 명단에서 제외됐으며, 김영권(울산 현대)과 조유민(대전 하나시티즌), 정우영(알 사드), 김문환(전북 현대), 권경원(감바 오사카) 등이 부상으로 소집 명단에서 제외됐다.
설상가상 대표팀의 최고 스타인 손흥민(토트넘)이 스포츠 탈장 수술을 받아 이날 경기에 뛰지 못했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지만 끝내 투입되지 못했다.
대표팀의 중심인 손흥민이 빠지면서 경기력 우려가 뒤따랐지만, 이강인이 빈자리를 완벽히 메웠다.
이강인은 올 시즌 마요르카에서 6골 6도움을 기록하며 절정의 폼을 과시한 바 있다. 지난 3월에도 대표팀에 소집돼 좋은 경기력을 펼쳤는데, 이날 이강인이 공격의 핵심축으로 직접 경기를 풀어갔다.
오른쪽 윙어로 나선 이강인은 경기 초반 끌려가던 한국의 경기력을 직접 뒤바꿨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공격 범위를 늘려갔다. 때때로는 이재성(마인츠)와 위치를 바꿔 공격을 풀어갔다.
전반 34분에는 황희찬(울버햄튼)의 패스를 받아 드리블을 시도하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슛을 때렸는데, 페루 골키퍼 페드로 가예세가 뒤로 물러나다 간신히 쳐냈다. 이는 한국의 첫 번째 유효 슈팅이었다.
전반 추가 시간에는 직접 파울을 얻어내 프리킥 키커로 슈팅을 때려봤지만, 페루의 수비벽에 가로막혔다.
후반전에도 이강인의 감각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후반 16분 황희찬이 상대의 공을 탈취한 뒤 땅볼 크로스를 올렸는데, 이강인은 상대 수비수를 확인하고 볼을 흘려 오현규(셀틱)가 득점 찬스를 잡게 했다. 아쉽게도 오현규는 슈팅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후반 28분에는 황희찬의 크로스를 헤더로 직접 골문을 노렸는데, 또 가예세가 이를 막아냈다.
자신의 장기인 날카로운 크로스를 문전으로 공급해 공격 찬스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후반 32분 오른 측면에서 왼발로 올린 크로스가 수비수 2명 사이에 있던 조규성에게 정확히 전달됐지만, 조규성의 헤더는 간발의 차로 골대 옆으로 빗나가며 땅을 쳤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대표팀에서 중용 받지 못했던 이강인이지만, 어느덧 대표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부산=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