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아랍에미리트(UAE) 지휘봉을 잡는다
UAE 축구협회는 10일(한국시간) “벤투 감독 기간과 3년 계약을 맺었다”라며 “포르투갈과 한국 대표팀, 그리고 그리스, 중국 등에서 클럽을 이끈 경험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은 2018년 8월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4년 4개월간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다. 임기 기간 내내 비판 여론에 부딪혔지만, 자신의 색깔을 녹여내 한국 축구대표팀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대한축구협회(KFA) 측은 월드컵이 열리기 전부터 벤투 감독과 재계약 협상을 펼쳤으나, 계약 기간에서 양 측이 이견이 보이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결국 벤투 감독은 월드컵이 끝난 지난 11월 곧장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직에서 내려왔다.
이후 벤투 감독은 폴란드 대표팀 차기 사령탑 후보로 부상했지만 협상에 실패했고, 한국과 같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인 UAE에서 지도자 경력을 이어가게 됐다.
벤투 감독이 UAE를 맡으면서 머지않은 시기 한국 선수들과 상대방으로 만날 가능성도 생겼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이 올해 11월부터 열리며, 내년 1월엔 카타르에서 AFC 아시안컵이 벌어진다. 한국과 UAE는 최근 2021년 11월, 2022년 3월에도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만났다.
UAE는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36년만에 통산 2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린다. 북중미 월드컵에선 출전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나 월드컵 진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벤투 감독은 계약 후 취임 기자회견에서 “UAE 대표팀은 월드컵 예선과 아시안컵 등 중요한 대회들을 앞두고 있다. 기존에 있던 UAE 대표팀에 대한 정보에 더해 앞으로의 활동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벤투 감독은 “선수들을 더 자세히 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나이 등에 관계 없이 선수 선발 기준은 경기력”이라며 “승리로 UAE 팬들을 기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벤투 감독은 이달 말부터 열흘가량 진행되는 유럽 훈련 캠프를 통해 UAE 사령탑으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