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증 유발’ 위식도역류질환…“적기 치료 중요”

‘합병증 유발’ 위식도역류질환…“적기 치료 중요”

위식도역류질환자 2016→2020년 9.2% 증가
방치하면 식도 궤양·협착·출혈 등 합병증 우려
“비스듬히 앉은 자세로 자면 증상 경감에 도움”

기사승인 2023-08-01 06:00:12
게티이미지뱅크

# 서울 서초구 소재 디자인 회사에 다니는 김수정(가명·34) 씨는 최근 이유 모를 가슴쓰림이 계속되고 목에 생선가시가 낀 것처럼 불쾌한 이물감이 들어 인상을 찡그리는 날이 잦아졌다. 처음엔 그저 스트레스와 피로가 누적된 결과로 여겼는데, 증상이 계속돼 찾은 병원에서 가슴이 쓰리고 신물이 올라오는 질환인 ‘위식도역류질환’을 진단받았다. 회사 프로젝트 활동 때문에 야근이 잦아지면서 야식과 커피를 많이 먹고 집에 오면 바로 침대에 눕는 생활을 반복한 것이 발병 원인으로 지목됐다.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인해 위식도역류질환자가 늘고 있다. 소화기내과 전문의들은 식도 궤양, 출혈 등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 위식도역류질환을 적절히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31일 김범진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위식도역류질환은 위장 내 산성 물질이 식도를 침범해 발생하는 질환”이라며 “발병 원인으로 포화 지방 비율이 높은 식단이나 초콜릿, 커피, 알코올, 탄산음료 등 자극적인 음식 섭취를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만, 노화, 흡연 등이 위식도역류질환과 연관이 있다”며 “서구화된 식습관과 그로 인한 비만 그리고 고령 인구가 늘면서 환자가 증가하는 걸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위식도역류질환자는 꾸준히 느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위식도역류질환 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420만3000명이던 진료 인원은 2020년 458만9000명으로 9.2%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 2.2%를 기록했다.

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건강보험 진료비도 덩달아 뛰었다. 진료비는 2016년 5044억원에서 2020년 6719억원으로 5년간 33.2%(1676억원) 올랐다. 진료 인원 1인당 진료비도 같은 기간 12만원에서 14만6000원으로 22%(2만6000원) 증가했다. 

김 교수는 위식도역류질환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식도 궤양과 협착, 출혈 그리고 식도암의 전 단계로 불리는 ‘바렛 식도’ 등 여러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렛 식도는 식도와 위 경계 부위가 위산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염증이 생기고, 위의 상피세포처럼 변하는 것을 말한다. 바렛 식도가 심하면 식도선암과 위암으로 악화될 수 있다.

김 교수는 “자극적이거나 기름진 음식을 제한하고 섬유질과 영양소가 풍부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면서 “한 번에 많은 양의 식사를 하기보다 소량의 끼니를 자주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야식을 끊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식도역류 예방을 위해서는 식사 후 바로 누워선 안 된다”며 “위식도역류 증상이 있다면 머리를 약간 높여서 비스듬히 앉은 자세로 잠을 자는 것이 증상 경감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위식도역류질환은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다”며 “증상 완화의 목적 외에도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합병증으로 치료가 더 어려워지기 전에 위식도역류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피력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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