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의 유료 멤버십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차별화된 멤버십 전략을 내세워 저마다 충성고객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매월 이용료 1900원만 내면 10배 이상의 혜택을 돌려받는 유료 멤버십 ‘컬리멤버스’를 출시했다.
컬리멤버스는 매월 이용료 1900원만 내면 10배 이상의 혜택을 돌려받을 수 있는 구독형 멤버십이다. 멤버십 가입 즉시 매월 2000원의 적립금을 지급받는다. 최대 2만4000원 상당의 5종 쿠폰팩도 증정한다. 쿠폰은 무료배송, 마켓컬리 할인 3종, 뷰티컬리 20% 할인(최대 1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컬리멤버스 회원만을 위한 인기상품 단독 특가, 전용 상품 구매 기회도 제공한다.
오프라인 제휴 혜택도 있다. 커피빈에서 아메리카노 구매 시 월 1회 한 잔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편의점 CU에서 사용 가능한 10% 할인쿠폰 2장도 준다.
컬리 관계자는 “컬리멤버스는 구색 맞추기가 아닌 활용도 높은 혜택만을 엄선해 서비스 퀄리티를 높였다”며 “컬리를 처음 이용하는 신규 고객 뿐 아니라 기존 고객들에게도 효용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11번가는 유료 멤버십 ‘우주패스’를 출시했다. 우주패스는 SKT의 구독 커머스 플랫폼 ‘T우주’ 유료 구독 상품이다. 11번가에 가장 특화된 서비스인 ‘우주패스 슬림’ 기준 △아마존 무료배송(일부 상품 제외) △5000원 할인쿠폰(2만원 이상 구매 시) △슈팅배송 무료 교환·반품 △월간십일절 할인쿠폰 등 혜택을 제공한다.
신세계그룹도 지난 6월 SSG닷컴과 G마켓, 이마트, 신세계백화점·면세점, 스타벅스 등 6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내놨다. 가입과 동시에 현금성 캐시를 제공하고 온·오프라인에서 5%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서비스다. 네이버도 자사 포털 검색을 통한 쇼핑에서 5% 적립금을 제공하고, 웹툰 등 이용이 가능한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홈쇼핑도 유료 멤버십 ‘엘클럽(L.CLUB)’ 개편을 통해 호텔, 렌터카, 시네마 등 계열사 할인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2018년 엘클럽 출시 이후 중장년층을 위한 '헤리티지 엘클럽', MZ세대를 위한 '와이클럽'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연령과 소비 패턴별로 멤버십을 세분화해 운영 중이다.
이처럼 업체들이 유료 멤버십 강화에 힘을 쏟는 이유는 충성 고객 확보와 수익성 창출이다. 특히 고물가로 인해 소비심리가 침체된 가운데 고객 이탈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차별화된 멤버십 서비스는 각 기업들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결국 고객들을 어떻게 사로잡느냐가 관건이다. 소비자들의 니즈가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기존의 소비자를 묶어둘 만한 강력한 무기가 필요하다.
쏟아져 나오는 멤버십 서비스가 거기서 거기라는 반응도 있다.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애용한다는 30대 직장인 박 모씨는 “사실 유료 멤버십마다 서비스가 비슷비슷해 큰 차이는 못 느끼겠다”며 “포인트 적립이나 무료 배송비 혜택은 누리고 있지만 새로운 서비스로 대체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업체 간 멤버십 서비스 경쟁 과열로 인한 리스크 문제도 해결해야 될 과제다. 과도한 경쟁은 고객에겐 이로울 수 있으나 입점업체에 대한 쥐어짜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공급자들 간 경쟁이 치열하면 결국 시장을 장악하는 건 강자이고, 독점을 하는 업체는 혜택을 줄이게 되는 구조”라며 “출혈이 심해지는 만큼 입점업체들에게 피해가 가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소비자들도 특정 혜택에 따라 순식간에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차별화된 멤버십 제공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