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역서 보행자 들이받고, 무차별 칼부림… 14명 부상

서현역서 보행자 들이받고, 무차별 칼부림… 14명 부상

기사승인 2023-08-03 22:45:01
3일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경기 분당구 서현역.   사진=임지혜 기자

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소재 대형 백화점에서 20대 피의자가 ‘묻지마 흉기 난동’을 벌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이 사건 피의자 최모(23)씨가 저지른 범행으로 중상 12명, 경상 2명 등 총 1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5명은 교통사고, 9명은 칼부림 피해자로 분류됐다.

최씨는 이날 오후 6시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AK플라자 백화점 1~2층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흉기 난동을 벌였다. 최씨는 검은색 후드티에 모자를 뒤집어쓰고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시민들을 향해 손에 든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가 흉기로 부상을 입힌 피해자 9명 중 남성이 4명, 여성이 5명이었다. 연령별로는 20대 5명이었고, 40~70대 1명씩 네명이었다. 부상 정도는 8명 중상, 1명 경상으로 대부분 크게 다쳤다. 피해 부위는 배, 옆구리, 등 자상 등 다양했다.

최씨는 흉기 난동 범행에 앞서 경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최씨는 사고 충격으로 차량이 움직이지 않자 곧바로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시민 4명이 크게 다쳤고, 1명은 비교적 경미한 상처를 입어 현장에서 처치를 받았다. 교통사고 중상자 중 2명은 각각 의식 저하, 심정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경차는 최씨 부모 소유인 것으로 파악됐다.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이 발생해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임지혜 기자

수사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59분 경기남부경찰청 112 종합상황실에 "칼로 사람을 찌른다"는 신고가 최초로 접수됐다. 이후 112 상황실에는 관련 신고가 그야말로 쏟아져 들어와 총 90건이 접수됐다. 분당경찰서 소속 순찰차는 신고 접수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용의자 검거 활동 및 현장 수습에 나섰다.

최씨는 시민들의 신고로 붙잡혔다. 최씨를 피해 달아나던 시민 2명이 인근 분당경찰서 서현지구대로 들어가 “칼부림 용의자가 이쪽으로 오고 있다”고 신고했다. 당시 상황 근무를 하고 있던 서현지구대 소속 경찰관은 밖으로 나가 시민들로부터 “(범인은) 바로 저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후 최씨의 팔을 꺾고 넘어뜨린 뒤 현행범으로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된 후 최모씨는 경찰 조사에서 “불상의 집단이 오래전부터 나를 청부살인 하려 했다”, “부당한 상황을 공론화시키고 싶었다” 등 의미를 알 수 없는 진술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씨에 대해 마약 간이 검사를 실시했으나 결과는 음성이었다. 음주 상태도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경기 성남시 서현역 인근에서 발생한 흉기난동 사건과 관련해 전국 시·도경찰청장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흉기 난동 소식에 시민들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목격담과 놀란 마음을 공유했다. 범인 검거 순간을 목격했다는 한 네티즌은 “경찰관 세 명이 용의자를 잡고 들어갔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목격자라는 또 다른 네티즌은 “근처에서 큰 소리가 나더니 차가 사람들을 쳐서 4명 정도 다쳤다. 경찰이랑 119에 신고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너무 놀라서 아직도 (마음이) 콩닥콩닥하고 눈물이 난다”고 적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날 오후 8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전국 시·도경찰청장 긴급 화상회의를 열었다. 윤 청장은 “개인적 원한에 의한 전통적인 범죄와 달리, 일련의 사건들은 그 누구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전의 범죄와 궤를 달리하며 사실상 테러행위와도 같다”고 했다.

이어 “이번 AK플라자 사건 피의자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진행하라”라며 “구속을 비롯해 가능한 처벌 규정을 최대한 적용해 엄정한 처벌이 될 수 있도록 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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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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