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이초등학교에 숨진 교사의 49재를 맞은 4일 대전에서도 고인을 추모하는 집회가 열렸지만 인접한 장소, 비슷한 시간대 임에도 행사가 따로따로 진행됐다.

전교조대전지부, 대전좋은교육교사모임, 대전실천교육교사모임은 이날 오후 4시 30분부터 대전시교육청 인근 보라매공원에서 추모행사를 열었다.

행사는 묵념, 교사들 추모발언, 성명서 낭독, 서울국회앞 집회 영상 시청 등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진상규명이 추모다'라는 피켓을 들고 "고인의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하루 빨리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교육부와 교육청은 파면, 해임 등의 징계로 교사를 겁박하지 말라"며 "공교육 정상화의 그날까지 함께 힘을 모아 나아갈 것"이라는 성명문을 낭독했다.

대전교원단체총연합회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시교육청 주차장에 '故서이초 선생님 49재 추모식'을 개최했다.

행사는 묵념에 이어 현직 교사들의 추모사 낭독, 참석자들의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故서이초 선생님 49재를 맞아 다짐한다"며 "모두가 알았지만 참고 넘어갔던 문제, 잘못된 법과 제도, 불합리한 관행 등을 반드시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에 계류 중인 아동학대 관련법, 유아교육법 개정안 등 교권 보호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전에서 열린 두 집회는 '故서이초 선생님'을 추모하는 자리다. 안타까움과 추모의 마음이 공통분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나 시민들에겐 함께하는 추모가 아니라 '둘로 쪼개진' 행사로 밖에 보여지지 않고 있다. 

전교조대전지부 등이 진행한 보라매공원과 대전교총의 시교육청 주자창은 3차선의 일방도로만 건너면 된다. 공간적으로 20여m도 떨어져 있지 않다.

시간적으로도 오후 4시 30분 시작된 전교조행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오후 5시 30분에 교총행사가 시작됐다. 사실상 같은 시간대에 20여m 거리를 두고 두 단체가 두 개의 '같은' 행사를 했던 것이다.

서로의 지향점이나 방법론에서 단체별로 차이를 보일 수는 있지만 '목숨을 잃은 선생님을 추모하는 마음'까지 제각각인 것 같아 씁쓸하다.

대전=이익훈 기자 emad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