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3%대 후반으로 치솟으며 반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일부 농산물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99(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올랐다. 이는 지난 4월(3.7%)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6.3%)을 정점으로 올해 7월 2.3%까지 내려왔다가 이후 석유류 가격의 낙폭이 작아지면서 두 달 연속 오름폭을 확대했다.
석유류 물가는 1년 전보다 4.9% 내려 8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만 하락률은 지난 7월 -25.9%, 8월 -11.0% 등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하락률은 올해 2월(-1.1%)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농축수산물도 3.7% 올라 전월(2.7%)보다 상승 폭을 확대했다. 농산물이 7.2% 오르며 전월(5.4%)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3.8%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3% 상승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4.4% 상승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석유류 가격의 하락 폭이 둔화했다”며 “국제유가에 따라 앞으로 (물가 흐름이)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김웅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이달 들어 물가 상승률이 다시 둔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 부총재보는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한 가운데 유가와 농산물 가격이 전월에 이어 오르면서 8월 전망 경로를 다소 웃도는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월부터 다시 둔화 흐름을 이어가면서 연말에는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며 “근원물가 상승률도 수요측 압력 약화, 기저효과 등으로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