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민간인들이 이집트로 대피할 수 있는 라파 통로가 일시 휴전과 함께 재개방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여전히 국경 통행로는 열리지 않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CNN·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집트와 이스라엘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약 8시간에 걸쳐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라파 국경 통행로’를 일시 휴전과 함께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지난 10일부터 폐쇄된 통로 개방 기대에 외국인들이 몰리면서 라파 검문소에 장사진을 이뤘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측은 휴전 합의가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에 대한 보복을 선언 이후 가자지구 봉쇄가 8일째 이어지면서 주민들은 식수와 연료, 전기가 단절된 채 고립돼 있다.
이집트 측에서는 이스라엘이 라파 국경 개방을 막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메 쇼크리 이집트 외무장관은 “이스라엘 정부가 아직 라파 교차로를 개방해 구호물자 반입이나 제3국 시민들의 출입을 허용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전날 이집트를 방문해 라파 국경과 관련된 논의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하지만 현지에선 검문소가 폐쇄돼 인도주의 물품이 쌓이고 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라파를 통한 구호물품 전달이 매우 어렵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은 항공편을 통해 구호 물품 공급을 시도할 계획이다. 이집트에서 임시 숙소나 의약품, 위생키트 등 생존에 필요한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물품을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 기구에 공급할 예정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