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의 이름을 걸고 운영되는 학원에서 코치의 미성년자 성폭력 의혹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6일 JTBC에 따르면 펜싱 아카데미에 근무하던 20대 코치 A씨는 여중생 1명을 수개월간 성폭행하고, 여고생 1명을 6개월 넘게 강제 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7월 경찰 조사를 받던 A씨가 돌연 숨진 채 발견되면서 수사는 종결됐다.
JTBC는 이 학원 대표인 남씨와 당시 공동대표로 알려진 전청조(27)씨가 경찰 신고 이전부터 A씨의 성폭력 의혹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남씨와 전씨, 학부모 7명 등이 A씨의 성폭력 의옥에 대해 이야기한 지난 7월4일 촬영된 것이다.
영상에서 남씨는 학부모들에게 “○○이(강제추행 피해 학생)와도 제가 단둘이 한두 번 정도 얘기를 나눴다. 무슨 일 있었냐? ○○이가 선생님(A씨)이 만졌고. 근데 저는 이게 ○○에게 들은 얘기고, 뭐가 정보가 없지 않냐”고 말했다. 문제를 느끼고 피해 학생을 만났지만 피해 여부를 가릴 수 있을 만한 구체적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를 근거로 JTBC는 남씨가 성폭력 사건에 대해 곧바로 조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남씨가 학부모들에게 “이 일을 해결해야 하고, 벌 받을 사람은 벌 받아야 마땅하다”며 해결 의지를 드러낸 모습과는 차이가 있다. 국민체육진흥법은 ‘제육 지도자와 선수, 그밖의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는 사람은 체육계 인권침해 및 비리를 알게 된 경우나 그 의심이 있을 때 스포츠 윤리센터, 혹은 수사기관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전씨는 성폭력 의혹을 학부모들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2차 가해를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해당 영상에서 전씨는 “(A씨가) ○○랑 뽀뽀하고 안은 건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아직 피해 사실을 알지 못하는 학부모들 앞에서 피해자 이름과 내용을 거론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