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10년간 매각한 공공주택 면적이 서울 여의도 면적 14배로 조사됐다. 국민 주거안정 의무를 저버리는 행태를 중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7일 간담회를 열고 LH 공공택지 매각실태 분석결과를 공개했다.
경실련이 정의당 심상정 의원실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LH가 지난 10년(2013.1~2023.8)간 매각한 공공택지 중 공동주택지는 1220만평(40㎢)이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14배며 강남구 면적(1197만평⋅39.5㎢)보다 크다.
매각금액은 78조원이다.
매각면적이 가장 큰 해는 2014년(220만평), 매각금액이 가장 큰 해는 2015년(12조원)이다. 평당가격은 2013년 504만원에서 2021년 1061만원까지 올랐다가 올해 들어 100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택지 매입주체는 공개되지 않았다.
경실련에 따르면 LH가 매각한 택지에 용적률 200%를 적용해 장기공공주택을 지으면 97만6000가구(25평 기준)를 공급할 수 있다. 2021년 기준 LH 공공주택 재고량은 133만채며, 이중 장기공공주택(영구⋅50년⋅국민⋅장기전세)은 73만채다.
경실련은 “이 땅을 매각하지 않고 장기공공주택을 짓는데 썼다면 무주택 서민, 청년, 반지하세입자, 전세사기 피해자 주거 안정에 크게 기여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각된 택지 중 임대주택부지 면적은 103만평이고 매각금액은 4조원이다. 주택부지는 1117만평, 매각금액은 74조원으로 전체 판매 비중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경실령는 “임대주택용지 매각은 최대거주기간 30년 국민임대나 20년 장기 전세 등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포기한 것과 다름 없다”고 꼬집었다.
임대주택용지를 사들인 민간사업자들은 대부분 10년 임대 후 분양전환되는 주택을 공급했다. 분양전환할 땐 시세를 반영한 감정가 기준으로 분양전환가액을 산정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임대사업자들은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겼다는 비판이 일었고 전 정부는 10년 주택공급 중단을 발표한 바 있다.
광역지자체별로는 경기도(50조원639만평)에서 택지가 가장 많이 팔렸고 이어 △인천(10조원⋅116만평) △세종(4조원⋅110만평) △충남(2조원⋅62만평) △경남(20조원⋅56만평) 순이다.
평당 매각금액은 서울이 2250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이어 인천(883만원)⋅경기(789만원)⋅울산(519만원)⋅경북(474만원) 등 순이다.
택지지구별 매각금액이 가장 큰 지역은 화성동탄2(7조1000억원)다. 매각면적이 가장 큰 지구는 행정중심복합도시(110만평)다.
경실련은 “LH가 공공택지를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하고 있었다면 그 가치는 계속 올라 공공주택 보유량 뿐 아니라 공공자산도 더욱 늘어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아파트 부지 매각금액은 61조원에서 이달 기준 99조원으로 38조(62%) 상승했다.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상위 10개 지구는 가격상승률이 91%에 달한다. 가격상승이 가장 큰 지구는 화성동탄2다. 4조8000억원에서 8조8000억원으로 4조원(85%)이 올랐다.
평당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지구는 니블로베럭스(한남외인주택⋅평당 7706만원) 부지다. 2016년 평당 3395만원에서 127%(4311만원)이 올랐다.
평당가격상승률이 큰 지역은 △하남미사(09⋅보금3) 178% △오산세교 145% △위례 135% △대전관저5(05⋅국민⋅GB) 128% 순이다.
경실련은 “LH는 토지수용권, 독점개발권, 용도 변경권 등 3대 특권을 활용해 확보한 택지들을 국민을 위해 활용하지 않고 민간에 매각하여 수익을 올려왔다”라며 “국민 재산권을 침해하면서 확보한 택지를 LH 핵심 수입원으로 삼는 행태는 LH가 국민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원인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LH 개혁 신호탄으로 공공택지⋅공공자산 매각 전면 중단 직접 지시하고 원가주택⋅역세권첫집주택⋅장기공공임대주택 등 서민을 위한 공공주택 공급약속 제대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또 “LH 주택개발업을 중단시키고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공급정책 전면 재검토하라”며 “정부와 국회는 부실시공 근절과 건설안전을 위해 경실련 시민제안 10개 정책을 적극 검토해 제도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