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69) 스님이 29일 입적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6시50분쯤 칠장사 내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화재를 진압하던 중 건물 내부에서 법구를 발견했다. 세수 69세. 법랍 44년.
봉은사 회주인 자살스님은 이날 칠장사를 방문해 요사채에서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화재 신고가 접수됐고, 소방당국은 소방대원 등 60여명을 파견하고 펌프차 등 장비 18대를 동원해 화재를 진압했다. 약 3시간 만인 오후 9시40분쯤 불이 완전히 진화됐으나 이후 요사채 내부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조계종은 이날 화재와 관련해 자승스님이 입적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현장 인근에서는 자승스님이 쓴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 두 장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에는 “검시할 필요 없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이다. 폐쇄회로(CC)TV에 녹화돼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은 현장 감식 등을 통해 자세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자승스님이 피신하지 못했거나 스스로 입적을 선택했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