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중이던 여성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현금을 빼앗아 달아난 중학생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전지법 논산지원 형사합의 1부(이현우 재판장)는 13일 A(15)군에게 징역 장기 10년·단기 5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과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가학적이고 변태적인 범행으로 15세 소년의 행동이라고 보기에는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라며 “피해자가 극도의 공포감과 성적 불쾌감을 느꼈을 것이 자명하고 회복되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는 피고인 측이 제출한 형사공탁금을 거부했고 엄벌을 요청하고 있다.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A군은 지난 10월3일 새벽 충남 논산시 시내에서 퇴근 중이던 B씨에게 오토바이로 데려다주겠다고 접근해 태운 뒤, B씨를 한 초등학교 교정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군은 B씨의 신체를 불법 촬영해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뿐만 아니라 B씨의 휴대전화와 현금 1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A군에 장기 15년‧단기 7년을 구형했다. 범행 내용이 엽기적이며 중대하고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A군 측 변호인은 엄벌에 처함이 마땅하지만, 평소에는 인사를 잘 하는 아이로 어려운 가정형편 등을 고려해달라며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피해자 B씨에 따르면 A군은 구속 중 자필 편지로 “피해자분은 따로 있는데 판사님께만 편지를 보내 진심으로 죄송하다”라며 “이 말을 하기까지 늦어서 죄송하다. 잊기 힘든 기억을 드렸다. 진심으로 반성하겠다”고 적어 보냈다. 또 A군은 “사람이 해서는 안 될 짓을 했다. 몇 년 뒤 이곳에서 나간다고 하더라도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방청석에 앉아 있었던 B씨는 “일상이 무너졌다. 더한 벌을 받기를 희망한다”라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B씨는 “2개월 넘게 A군 가족으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가 없었고, 자필 편지도 본인이 작성한 것인지 믿을 수 없다”는 이야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A군이 오토바이 구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불특정 여성을 상대로 강도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강도예비죄도 추가로 적용됐다. A군 스마트폰 디지털 포렌식을 한 결과, 범행 직전에도 성매매를 가장해 여성들에게 접근하는 방식으로 강도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