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 팬들이 외국인 선수 옐레나의 교체를 요구하며 트럭 시위에 나섰다.
흥국생명 외국인 선수 옐레나는 올 시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7일 기준 489점(리그 7위), 공격성공률 40.45%로 리그 10위에 머물고 있다. 공격성공률은 외국인 선수 중에서는 최하위 수준이다.
옐레나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득점 3위이자 팀 내 최다 득점(821점)을 책임지며 주포로 활약했다. 흥국생명도 옐레나와 올 시즌 동행을 일찌감치 결정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옐레나는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경기가 진행되면서 점점 폼이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7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 팀 내 2번째로 많은 21점을 올렸지만, 공격 성공률은 28.33%에 그쳤고, 공격 효율은 8.33%에 머물렀다. 12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는 8점에 20%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옐레나의 최근 부진은 향수병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된다. 옐레나는 지난달 24일 정관장전에서 승리 후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12월은 가장 힘든 달이다. 휴일이 많은데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까 힘들다”면서 “체력적으로 문제 있기보다는 멘털, 감정적으로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옐레나가 부진을 좀처럼 떨쳐내지 못하면서 김연경에게 공격이 집중돼 과부하가 우려되고 있다. 김연경은 올 시즌 공격 점유율은 30.17%인데 옐레나(34.08%)와 고작 4%도 차이나지 않는다. 최근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옐레나를 대신 아시아 쿼터 선수인 레이나 쪽을 집중하며 김연경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계속해서 부진을 이어가자 흥국생명 팬들은 흥국생명의 본사 측에 트럭 시위로 옐레나의 교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트럭 시위 전광판에는 ‘무성의 하고 불성실한 경기 태도’, ‘감정 조절 불가로 팀 분위기 침체’, ‘형편 없는 경기력’, ‘떨어지는 정규리그 1위’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다만 옐레나 교체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상 교체 대상은 시즌 전 트라이아웃에 출전했던 선수에 한정된다. 약 6개월 전에 진행된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 중에 대체 선수를 찾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
또 현재 V리그를 포함 각국 배구 리그가 한창이다. 리그 막판 순위 싸움이 치열한 상황에서 기량이 뛰어난 선수를 영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소속팀이 있는 선수는 바이아웃(이적 가능 최소금액)을 지불해야만 영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