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프로젝트파이낸싱) 우발채무를 과다 보유한 건설사를 중심으로 리스크 우려가 번지고 있다. 지목받은 건설사들은 사업장이 양호하고 유동성이 충분하다며 리스크 해소에 자신감을 보였다.
19일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이슈 건설사 PF 우발채무 점검’ 리포트에서 롯데건설·GS건설·HDC현대산업개발·코오롱글로벌·HL디앤아이한라 등 5개사 PF우발채무 현황을 짚었다.
리포트에 따르면 롯데건설 PF우발채무는 지난해 말 기준 5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1조4000억원 줄었다.
그러나 △자기자본 2조7000억원(2023년 9월말 기준) 대비 높고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도급사업 관련 미착공 및 저조한 분양률 사업장’ PF우발채무가 3조3000억원인 점 △해당 우발채무가 광역시와 지방지역 비중이 50%를 상회하는 점 등에 우려가 나왔다.
리포트는 “올해 1분기에 약 4조원의 PF우발채무 만기가 도래하며 이중 차환 위험 경감을 위한 1조5000억원 규모 메리츠금융그룹 펀드에 대응이 필요하다”며 “2024년 중 본PF 전환 등을 통한 우발채무 감축 수준도 신용도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건설은 PF우발채무를 해소할 유동성이 충분하다고 해명했다.
롯데건설은 “올해 1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미착공PF 3조2000억원 중 2조4000억원은 1월 내 금융기관 펀드 조성 등으로 본PF 전환 시점까지 장기 조달구조로 연장하고 8000억원은 1분기 내 본PF 전환 등으로 PF우발채무를 해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사는 현재까지 1조6000억원의 PF우발채무를 줄였고 지난해 말 대비 차입금 1조1000억 원과 부채비율을 30%이상 감소시켰다”라며 “현금성 자산을 2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1조8000억원으로 대부분 연장협의가 완료됐고 일부 진행 중이다. 올해도 1조6000억원의 우발채무를 줄여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리포트는 과거 붕괴사고를 낸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에 관해선 PF 우발채무 우려가 있지만 대응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GS건설에 대해 “PF우발채무는 3조2000억원으로 이중 57%인 1조8000억원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도급사업 관련이며 대부분 ‘미착공 및 분양미개시 사업장’으로 구성돼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2023년 9월 말 별도 기준 2조원의 현금성자산 보유액 및 최근 수년간의 우수한 영업실적 등을 감안할 때, PF 우발채무에의 대응은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인천 검단사고행정처분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우발채무 차환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 한다”고 덧붙였다.
HDC현대산업개발에 관해서는 “광주 화정사고 이후 선제적으로 PF우발채무를 관리했으며 이에 따라 채무 규모가 사고 직전인 2021년 말 4조원에서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PF 우발채무 잔액 중 도급 사업 관련 규모는 1조4000억원으로 이중 69.8%가 분양률이 양호한 사업장”이라고 분석했다.
HDC현산이 보유한 PF우발채무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약 2조1000억원으로 자기자본 3조원 대비 0.7배다.
아울러 코오롱글로벌에 관해선 우발채무(2023년말 기준 약 1조5000억원) 대부분을 구성하는 대전 봉명동 주상복합 등 사업장과 선화동 주상복합 3차 사업장이 올해 착공·분양 예정이고, 본PF 전환과 분양실적에 따라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봤다.
HL디앤아이한라 또한 마찬가지로 우발채무(2023년말 기준 2100억원)가 발생한 사업장 대부분이 미착공 중이지만, 지역구성과 만기구조 등을 감안할 때 우발채무 부담 수준은 높지 않다고 봤다.
GS건설 관계자는 “우발채무 3조2000억원 중 도시정비사업 관련 PF보증액이 1조4000억원이고, 도급사업 관련 PF보증액이 1조8000억원”이라며 “도시정비사업은 대부분 서울의 착공 후 분양 완료한 사업장이라 리스크가 거의 없고 도급사업 PF1조8000억원 중 올해 착공 예정인 사업장이 약 7000억원, 오는 2025년 착공 예정으로 대출로 전환 예정인 사업장이 약 5000억원이며, 나머지는 시행사의 타 사업 개발이익을 담보로 확보해 놓은 PF라 현재 당사의 우발채무에 따른 리스크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HDC현산 측도 “우리는 우발채무가 건전하게 관리되고 있는 모범사례”라며 “행정처분리스크 말고는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