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2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미국영화과학예술아카데미는 23일(현지시각) 제96회 미국 아카데미(오스카상) 시상식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작품·각본 2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한국계 또는 한국인 감독 영화가 오스카 작품상 최종 후보에 오른 건 지난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2021년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 이후 세 번째다. 아시아계 여성 감독으로는 처음이다. 송 감독은 과거 한석규·최민식 주연의 ‘넘버 3’(1997) 등 영화를 연출한 송능한 감독의 딸이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작품상 부문에서 ‘아메리칸 픽션’, ‘추락의 해부’, ‘바비’, ‘바튼 아카데미’, ‘플라워 킬링 문’,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오펜하이머’, ‘가여운 것들’,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 등 아홉 편과 경쟁한다. 각본상을 두고는 쥐스틴 트리에·아서 하라리(추락의 해부), 데이비드 헤밍슨(바튼 아카데미), 브래들리 쿠퍼·조시 싱어(마에스트로 번스타인), 새미 버치(메이 디셈버) 등과 경합한다.
이 영화는 한국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두 남녀가 20여년 만에 미국 뉴욕에서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유태오와 그레타 리, 존 마가로 등이 출연했다. 상당 분량이 한국에서 촬영됐으며 대사 대부분도 한국어로 구성됐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지난해 1월 선댄스영화제에서 최초 상영돼 영화계에서 화제를 모았다. 2월에는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지난 7일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영화 드라마 부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비영어권 영화상, 여우주연상 등 5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불발됐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남우주연상, 외국어영화상, 각본상 등 세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