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이 봉합 수순을 밟고 있지만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은 더욱 부각됐다. 국민의힘 당내에선 윤 대통령의 신년 대담을 지켜본 후 재발방지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서천 화재 피해현장 회동 후 윤 대통령과의 갈등을 봉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김 여사 리스크에 대해 “했던 말 그대로 이해해주면 된다”며 김 여사가 ‘함정 몰카 피해자’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윤-한 갈등 이후 김 여사 리스크만 더욱 부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웅 의원은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소동을 통해 지금 사람들의 관심사는 김 여사 문제로 넘어왔다”며 “우리 당이 크게 졌다”고 말했다.
총선을 80여일 앞두고 김 여사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자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이르면 이달말 신년 기자회견 대신 방송사 신년 대담을 진행한다고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일단 김 여사에 대해 말들을 아끼고 있다. 윤 대통령의 신년 대담을 보고 판단하겠단 게 중론이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전날 중앙당사에서 비상대책회의 종료 후 기자들에게 “대통령실에서 하는 것을 기대하면서 지켜보겠다”며 “평가와 판단은 국민들이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관계자도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당은 윤 대통령 대담을 지켜봐야 할 거 같다”며 “당내에서도 김 여사에 대한 반발이 있는데 사실 관계를 바로 잡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고 전했다.
감찰 기구 설립을 건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 난국에서 침묵을 지키거나 김 여사를 옹호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총선에서 국민들의 선택을 받지 못할 거라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다.
호준석 비대위 대변인은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서 “진상을 소상하게 설명하고 특별감찰관 임명과 제2부속실 설치로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민의힘 의원도 쿠키뉴스에 “결국 대통령 친인척 문제”라며 “윤 대통령이 국민들을 납득시킨 후 재발 방지를 막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어떤 논의 없이 영부인 문제를 방치했다”며 “관련 문제 해결을 건의하지 않은 당 지도부에 책임이 있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