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가시화됐다.

13일(현지시간) 유럽연합 경쟁당국 집행위원회(이하 EU)는 홈페이지 공시를 통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건부 승인은 앞서 대한항공이 제출한 시정조치안에 의한 결과다. 앞서 대한항공은 2021년 1월 EU와 기업결합 사전 협의 절차를 개시, 지난해 1월 정식 신고서를 냈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항공화물 시장 점유율이 60% 이상인 만큼, EU 측은 기업 결합에 앞서 항공화물 시장 독과점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권고해 왔다. 이에 대한항공은 시정조치안을 마련해 지난해 11월 EU에 제출했다. 해당 안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부문 분리 매각과 양사 중복 4개 여객 노선의 운수권 및 공항 이착륙 횟수 이관 등이 담겼다.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부문 인수전에는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가 나설 전망이다. 이들 회사로선 유럽노선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셈이다. 두 회사의 중복 노선(인천~파리·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은 티웨이항공이 가져간다. 티웨이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기체가 유럽 서부까지 취항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만큼, 대한항공은 항공기를 비롯해 인력 또한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부문 매각을 위한 입찰 및 매수자 선정 등 조치를 마치면 EU의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대한항공은 2021년 1월 이후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 중 미국의 승인만을 남겨놓게 된다. 현재 미국 법무부는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항공 화물 사업 및 뉴욕·로스앤젤레스(LA)·샌프란시스코·호놀룰루·시애틀 5개 노선 독점을 우려하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이번 EU에 제출한 조정안을 토대로 미국 법무부에 합병 적합성을 설득한다는 계획이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