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5대 금융그룹의 해외 부동산 투자에서 1조원이 넘는 평가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금융그룹의 해외 부동산 투자액은 총 20조3868억원(투자 건수 782건)에 달한다. 북미(미국·캐나다) 지역에 약 11조4000억원(55.9%)의 투자가 몰려있다.
이 가운데 대출채권을 제외한 수익증권과 펀드 등에 투자한 금액은 10조4446억원으로 현재 평가 가치는 9조3444억원이다. 당초 투자금액에서 1조1002억원(평가 수익률 -10.53%)이 줄어든 상태다. 이에 따라 5대 금융그룹은 지난해에만 해외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 1조550억원을 손실 처리했다.
문제는 미국 등 해외 부동산 시장이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앞으로도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은 고금리와 재택근무 확산으로 공실률이 사상 최고로 치솟는 등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다만 5대 금융그룹의 전체 자산 대비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액이 당장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 5대 금융 그룹의 자산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2992조원에 달한다. 금융권은 해외 부동산 침체로 손실이 불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부동산 현장 감리와 실사에 나서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