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화제작’ 팰월드, 인기 급감 이유는

‘문제의 화제작’ 팰월드, 인기 급감 이유는

동시 접속자 수, 4분의 1 급감
“불법 프로그램 해결이 핵심”

기사승인 2024-02-22 14:00:02
팰월드 사전 출시 이미지. 팰월드 영상 캡처

포켓몬스터 표절 논란 등에도 큰 인기를 끈 ‘문제의 화제작’ 팰월드(palworld) 이용자가 급감하고 있다. 다른 이용자와 함께 해야 레벨을 올리기 수월한데 동료를 모으기 쉽지 않다. 무엇보다 게임 내 불법 프로그램을 지칭하는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팰월드 동시 접속자 수가 21일 기준 40만498명으로 감소했다. 팰월드가 사전 출시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은 시점이다. PC방 순위도 하락했다. 더로그가 지난 13일 올린 2월 2주 PC방 주간 리포트에 따르면 팰월드 사용시간이 전주와 비교했을 때 10.2% 감소했다.

지난 1월19일 출시된 팰월드는 5일 만에 스팀 최다 동시 접속자 수(동접수) 186만4421명으로 역대 동점 2위에 오르고 출시 6일 만에 판매량 800만장을 돌파한 바 있다. 포켓페어가 개발한 팰월드는 친숙한 포켓몬스터가 총을 들고 싸우고 이들을 도축, 교배 하는 등 도구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화제였다.

버키 포켓페어 매니저는 “게임을 즐겁게 하던 이용자들이 잠시 게임을 떠나려 한다면 괜찮다고 말하고 싶다”며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오류를 고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곧 놀랄 만한 콘텐츠가 열릴 예정이고 그때까지 시간이 필요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팰월드 이용자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단순한 담론은 게으르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단순히 콘텐츠 부족이라고 말하기에는 이용자 수를 끌어올릴 힘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먼저, 시간을 꽤 들여야만 결과물이 나오는 게임이라는 점이다. 직장인 박모(32)씨는 게임에 흥미를 느꼈지만, 시작하지는 않았다. 그는 “수집형 요소를 기반으로 생존형 오픈월드 콘텐츠 요소가 더해져 흥미로웠다”면서도 “긴 시간을 들여야 해 회사를 다니며 즐기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다른 이용자와 함께 해야 재미가 커진다는 점도 약점이다. 함께할 이용자를 구하기 쉽지 않아서다. 게임 이용 시간대가 맞아야 하고, 목표나 게임 성향 등도 고려해야 한다. 팰월드 커뮤니티에는 “스탯도 엉망이라 다시 해보려 하는데 같이 할 사람 찾기가 너무 힘들다”, “팰월드 같이 할 분 없나요? 구하기 너무 힘드네요” 등의 글이 올라와있다. 같이 할 사람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며 “게임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파티 찾는 게시판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팰월드 동시 접속자 수. 스팀 차트 캡처

공식 서버에 넘쳐나는 불법 프로그램(핵)도 문제다.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능력치를 극대화시켜주는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핵이다.

팰월드에서는 낮은 레벨에서도 희귀한 팰을 갖거나 높은 레벨에 입장할 수 있는 보스레이드를 할 수 있는 식이다. 무분별하게 핵이 범람하면서 ‘보안에 집중해 안심하고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문이 지난 1월25일 팰월드 공식 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입장문 이후 한 달 정도가 흘렀지만, ‘핵 이용자 리스트 공유’ 게시글이 올라오거나 ‘핵 실태 고발’, ‘핵에 계정이 털렸다’는 등 피해 사례는 여전히 올라오고 있다.

사전 출시 한 달이 지났기 때문에 초반에 비해 동시 접속자 수가 줄어드는 게 당연하다는 의견도 있다. 지인이 선물해 줘 10시간 정도 게임을 해봤다는 윤모(27)씨는 “경쟁 게임이 아니다보니 동접수가 중요하지는 않을 거 같다”며 “지금 있는 콘텐츠를 다 즐긴 사람이라면 접속하지 않을 수 있을 거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퀘스트가 좀 더 다양하면 좋을 거 같다. 놀랄만한 새 콘텐츠를 들고 온다고 한 만큼 기대하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업데이트가 너무 늦지 않다면 많은 사람이 돌아올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민성 한국게임소비자협회 대표는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장기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시장 영향력이나 화제성은 여전히 높으나, 개발사가 핵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손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콘텐츠 업데이트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불법 프로그램 문제가 풀려야 이용자가 다시 돌아와 즐겁게 게임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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