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3세대 AI 반도체 시장을 이끌어 가는 게 관건이다”
‘개혁신당 1호 영입인재’ 이창한 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이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개혁신당은 반도체 산업 강화를 당 주요 정책 중 하나로 두고 업계 권위자인 이 전 부회장을 영입했다.
이 전 부회장은 4일 여의도 한 카페에서 쿠키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반도체 기업들이 공장을 짓고 연구개발을 하는데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며 “투자가 활성화되고 생산되는 물건의 품질이 좋아야 한다. 특히 규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어떤 내용을 반영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은 4월 총선에서 ‘반도체 벨트’ 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의 경기 화성을 출마를 필두로 양향자 원내대표(용인갑), 이원욱 의원(화성정) 등 굵직한 인사들이 반도체 클러스터 인근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또 용인 반도체 특화단지 조기 조성과 화성 규제해제 특구지정 등을 공약으로 발표하면서 반도체 산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전 부회장은 자신의 전문 지식을 통해 개혁신당의 반도체 벨트 구성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오랫동안 관료 생활을 한 기술경제개발인”이라며 “기술과 경제에 대해 정책을 펼치면서 실무와 연결시켜나갔다”고 했다.
그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을 맡았을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 과학기술 정책을 만들고 현장에 접목시킨 인재다. 미래창조과학부 기획조정실장과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사무처장, 지식경제부 산업기술정책관 등을 역임해 과학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갔다.
이 전 부회장은 입당 이유로 “기존 거대정당이 대기업이라면 개혁신당은 벤처기업”이라며 “(거대정당에 가서) 작게 일하는 것보다 초기 멤버로 큰일을 할 수 있는 게 나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전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개혁신당 1호 인재로 영입됐다. 소감은.
▷1호 영입인재가 의미가 있는 만큼 개혁신당 가치를 위해 열심히 뛰라는 의미로 생각한다. 개혁신당이 추구하는 가치는 기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잘못됐다면 대안을 제시하고 사회에서 어려운 문제를 풀어 나가는 것이다.
-개혁신당 입당 이유는.
▷나를 가장 원하면서 쓸모 있다고 생각하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기존 거대 정당은 어떻게 보면 대기업이다. 대기업에서 한 사람이 작게 일하는 것보다 개혁신당 같은 벤처기업에서 초기 멤버로 합류해 보다 큰일을 하는 게 맞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정치계에 몸을 담게 된 계기는.
▷근본적으로 경제나 정치를 제외하고 우리의 국력이 정점에 있는 거 같다는 우려가 있다, 정점에 있다는 게 좋긴 하지만 앞으로 떨어질 일만 남았다는 얘기도 된다. 요즘 ‘하이스트 차이나’라는 말이 나오는데 중국 역시 앞으로 국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우려를 하고 있다.
우리는 양극화 문제나 저출산 고령화 등이 앞길에 난관으로 있기 때문에 뚫고 나아가야 한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대안을 열심히 연구해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 정치계에 입문했다.
-본인의 강점은.
▷나는 오랫동안 관료 생활을 한 기술경제개발인이다. 또 서울공대 기계과를 나와서 기술을 충분히 익히고 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술과 경제에 대해 정책을 펼치면서 실무와 연결시켰기 때문에 이 같은 분야에선 내 역량을 다른 사람보다 더 잘 발휘할 수 있다.
-과학기술인으로 정치계에 입문했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시각은.
▷반도체 기업들이 공장을 짓고 연구개발을 하는데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가 공장 부지를 확보하고 5년이 넘도록 첫 삽을 못 뜨고 있다. 일본의 소니랑 대만의 TSMC가 합작해서 2년도 안돼 제품을 생산하려고 하는 시점에서 늦은 속도로 경쟁해선 이길 수 없다.
투자가 제대로 이뤄져서 이에 맞춰 물건이 생산돼야 하고 그 다음엔 질이 높아야 한다. 질이 높으려면 사람과 기술 등이 주요하게 작용해야 한다. 그러나 규제가 있기 때문에 이를 제도적으로 어떻게 보완할지 고민해봐야 한다.
-그러면 한국 반도체 산업 돌파구를 만들 구체적 복안은.
▷한국은 2000년대에 2세대 메모리 반도체로 시장을 제패했다. 3세대인 AI반도체 산업에서 어떻게 이끌고 나가야 할지가 관건이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쪽에선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비메모리 반도체 쪽이나 설비 분야는 아직도 극복해야 할 점이 있다.
또 교육기관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려면 인력을 어떻게 양성할지 고민해야 한다. 기존의 교육 시스템에 맡겼을 땐 우려가 된다.
마지막으로 우리도 미래 반도체 경쟁에서 투자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대기업 삼성과 SK하이닉스만의 노력으로 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전략을 갖고 반도체 산업에 투자해야 하는지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그런 것에 대해 새로운 방법과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단계다.
-개혁신당 방향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개혁신당은 말 그대로 ‘개혁’이다. 우리나라 정치는 지나치게 자기 당 이익과 권력을 추구하니까 국민 전체에 대한 이익이나 방향성을 잡는데 미흡하다.
개혁신당 같은 제3정당이 대안을 내서 국민들이 새 선택지를 만들 수 있게 해야 한다. 국민의 의견을 모아 주류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고 이를 키워야 한다. 또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외국과 소통해 우리의 뜻과 의지를 전파할 필요가 있다.
-제3지대 일원으로서 한국의 양당정치를 어떻게 보는가.
▷양당이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야합하거나 어쩔 땐 서로 멀어지고 싸운다. 국민의 선택지를 좁히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 민주화 이후 중앙당 위주의 수직적인 정치였기 때문에 개혁신당이 이를 바꿔야 한다.
아래부터 시작되는 정치가 있어야 한다. 정치도 하나의 시장이라고 보면 국민은 정치인이라는 물건을 사고 정치라는 서비스를 받는 것이다. 두 기업이 정해진 물건만 내놓고 진입을 못하게 하는 진입장벽을 제도적으로 쳐놓고 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이런 정치 체제를 아는 사람이 있으면 바꾸자고 할 것이다. 개혁신당은 국민들을 설득하고 한국 정치를 바꿔야 한다.
-김 전 부회장에 정치란.
▷정치는 현재의 문제를 풀어서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에너지를 만드는 것이다. 단순히 현안을 푸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그 문제를 풀어서 미래에 우리가 발전된 무언가로 나아가야 하는데 현안만 풀겠다고 하는 건 다른 문제를 또 만들 수 있다. 우리는 문제를 풀어서 미래로 나가는 에너지를 잘 만들고 손실이 없도록 해야 한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