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차난은 1990년대 중반 자동차 급증과 함께 시작된 이래 약 30년간 반복돼 온 구조적 문제다. 현재 상황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저녁 현장 취재에 나섰다.
취재진이 찾은 수원 지역 아파트 단지는 밤이 되자 주차 공간이 빠르게 사라졌다. 통로와 비주차 구역까지 차량이 들어서며 이중주차가 줄지어 이어졌고 여러 대를 연달아 밀어야 출차가 가능한 상황이 반복됐다.
근본 원인 중 하나는 현실과 동떨어진 법정 기준에 있다.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27조 제1항은 세대당 주차대수를 1대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 기준은 1996년 이후 사실상 개정되지 않았다. 2024년 말 기준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약 2,630만 대로 인구 1.95명당 1대꼴이지만 법이 요구하는 주차 공간은 여전히 세대당 1대에 머물러 있다.
상가가 함께 있는 단지는 외부 차량 유입까지 겹쳐 혼잡이 더욱 심했고 임시 점선 주차선까지 그어졌지만 역부족이었다. 입주 2년이 채 되지 않은 신축 아파트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었다.
아이러니한 장면도 눈에 띄었다. 일반 구역에서 이중주차가 이어지는 사이 전기차 충전 구역은 한산했다. 친환경자동차법 시행령에 따라 신축 아파트는 총 주차면의 5% 이상을 전기차 충전시설로 의무 설치해야 하는데 법적으로 보호받는 전용 공간이 늘수록 일반 주차면은 그만큼 줄어드는 구조다.
법정 기준의 현실화와 노후 단지 지원 등 제도적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 한 이 '주차 전쟁'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