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이 또다시 '붉은 물결'로 뒤덮였다.
포스코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가 강경 투쟁을 재개한 것.
범대위는 지난 7일 포항 중앙상가에서 포항시민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번에는 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약속 이행, 장인화 회장 내정 원천 무효를 주장하고 나섰다.
강창호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경기도 성남 위례지구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래기술연구원 기공식이 범대위 등 포항시민들의 거센 반발로 연기됐다"고 했다.
이어 "차기 회장 체제가 들어서면 다시 할 것이 분명한 만큼 포항시민과 약속한 '포항 중심 운영 체계 구축'이 실행되려면 시민들의 단합과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인화 회장 내정과 관련해서는 "포스코 CEO후보추천위원회, 이사회 회원 모두 경찰에 입건된 범죄 피의자들로 그들이 내린 결정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범대위가 집단행동에 나서자 포스코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포항시·포스코의 상생 무드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이유에서다.
포항제철소 파트너사협회는 범대위가 지역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명분 없는 주장들을 쏟아내며 흠집내기, 혐오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습은 지난 반세기 함께한 상생의 역사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또 "지역 정재계, 포스코 내부에선 장인화 회장 후보가 상생의 길을 열어갈 적임자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범대위 측 주장을 일축했다.
포스코 노경협의회도 상생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냈다.
이들은 "2년 넘게 이어진 범대위의 근거 없는 비방은 지역사회에 갈등과 분란만 가져왔다"며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범대위의 돌발행동이 상생 분위기를 흐릴까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포스코 직원들은 삶의 터전인 포항과 포항시민을 사랑한다"면서 "포스코와 포항시가 다시 함께 도약하는 그날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범대위의 강경 투쟁이 이어질 지, 포스코 안팎의 우려의 목소리가 통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포항=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