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손실 배상기준과 관련해 은행 주주환원 정책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11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했다. 이번 분쟁조정기준안은 판매사 책임(23~50%)과 투자자 책임(±45%)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배상비율을 결정하도록 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배상 규모가 관건이겠지만 ELS 손실 배상은 어쨌든 일회성 요인”이라며 “주주환원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투자자 손실률 50%, 손실 배상비율 40%를 가정해 은행별 상반기 예상 배상액을 산출했다. 그 결과 KB국민은행이 1조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신한은행이 3000억원, 하나은행이 1500억원, 우리은행이 5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정 연구원은 “KB금융지주를 기준으로 지난해 대규모 추가 충당금 적립으로 연간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3조1000억원에 달했다”며 “올해 충당금 부담이 지난해보다 유의미하게 줄어든다면 ELS 손실 배상액 상당 부분은 충당금 감소로 상쇄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KB국민은행 외 다른 은행들은 ELS 배상 부담이 현저하게 낮아 이번 사안이 주주환원책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판매사 가운데 은행과 함께 증권사도 판매사로서 책임을 지게 된 상황에서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보고서를 통해 “1주일 사이 KRX 증권 지수는 7.2% 하락하는 등 증권주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은행 판매 건 중심으로 배상안 나올 것이라는 기존 예상과 다르게 증권사 판매 건도 포함되면서 시장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배상액 규모가 은행보다 작을 것이라며 증권주에 대한 우려가 과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ELS 발행물의 주요 인수자가 은행”이라며 “은행의 불완전판매에 취약한 65세 이상 고령 투자자, 오프라인 투자자 비율이 훨씬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5개 증권사의 상·하반기 배상액을 각각 1878억원, 437억원으로 추정된다.
김 연구원은 “ELS 포함 파생결합증권이 증권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원이긴 하나, 최근에는 의존도를 계속 줄여온 상황”이라며 “2020년 ELS 마진콜 사태 등 주가 불확실성 관련된 사건의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어음이 증권사의 주요 자금 조달원인 것으로 추론된다”며 “특히 발행어음 업무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발행어음의 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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