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오랜만에 가족 여행을 준비하며 유명 여행플랫폼에서 홍콩 디즈니랜드 입장권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했다. 홍콩 디즈니랜드에 도착해 직원에게 구매한 내역을 보여주자 입장권이 포함되지 않은 ‘2in1식사쿠폰’이라 입장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결국 A씨는 현장에서 입장권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해외여행이 급증하면서 A씨와 같은 피해사례가 늘자 해외 유명 테마파크 입장권을 판매하면서 소비자들에게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오인하게 하는 이른바 ‘다크패턴’을 적용한 일부 여행 플랫폼에 개선을 요구했다.
13일 한국소비자원은 해외 테마파크 7곳의 입장권을 판매하는 국내 주요 여행플랫폼 6곳을 대상으로 ‘해외 테마파크 이용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일부 여행 플랫폼에서 다크패턴 사례가 확인됐다고 전날 발표했다. 다크패턴은 일반적으로 사람을 속여서 이용횟수를 늘리게 하거나 결제를 유도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말한다.
조사 대상은 마이리얼트립, 인터파크투어, 클룩, 트리플, 트립닷컴, 하나투어 등에서 판매하는 디즈니랜드(LA, 도쿄, 파리, 홍콩)와 유니버셜 스튜디오(재팬, 할리우드, 싱가포르) 입장권이다.
소비자원이 조사대상 플랫폼에서 판매하고 있는 해외 테마파크 입장권(44개 상품)의 다크패턴 사용 여부를 모니터링한 결과, 3개 플랫폼(마이리얼트립, 인터파크투어, 트리플)의 16개(36.4%) 상품에서 ‘숨겨진 정보’ 유형의 다크패턴 사례가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상품 검색 화면에 노출되는 입장권 대표 가격을 성인보다 저렴한 아동 기준 가격으로 표시하면서 아동임을 표시하지 않거나, 입장권이 아닌 테마파크 내 식사쿠폰(밀쿠폰) 가격을 표시하고 있는 식이다.
소비자원은 해당 플랫폼 업체가 소비자원의 개선 요구를 받아들여 대표 가격을 성인 가격으로 표시하는 등 개선을 마쳤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소비자원 조사 결과 44개 상품 중 35개 여행 플랫폼에서 입장권을 구매할 때가 해외 테마파크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한 것보다 최대 2만7158원까지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7개는 여행플랫폼 가격이 공식 홈페이지보다 최대 1만3870원 더 비쌌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테마파크 입장권 구입 시 플랫폼과 공식 홈페이지 간 가격 및 거래조건 등을 꼼꼼히 비교한 후 구입할 것”을 당부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