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화폐 테라와 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3) 전 테라폼랩스 대표가 한국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됐다. 이르면 23일 한국행 비행기를 탈 것으로 보인다.
20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한국 송환 결정을 번복해 달라는 권씨 변호인 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한국 송환을 결정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판단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항소법원이 원심을 확정함에 따라 권씨의 신병 인도와 관련한 몬테네그로 재판부의 사법 절차는 종료됐다.
항소법원은 판결에 대해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이 미국보다 순서상 먼저 도착한 점을 근거로 권도형을 한국으로 인도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동일인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여러 국가가 요청한 경우에 적용되는 형사사법공조에 관한 법률 제26조 등을 올바르게 적용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권씨의 현지 법률대리인 고란 로디치 변호사는 “범죄인 인도가 최종 결정됐고, 미국이나 권씨 모두 이 결정에 대해 더 이상 항소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이달 초 권씨에 대한 기존 미국 인도 결정을 뒤집고 한국으로의 송환을 결정했다. 해당 결정은 항소법원이 미국 인도를 결정한 고등법원의 앞선 결정을 무효로 하고 사건을 1심 재판부로 돌려보낸 뒤 내려진 것이다.
권씨는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 폭락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로 넘어왔고, 지난해 3월 23일 현지 공항에서 가짜 코스타리카 여권을 소지한 채 UAE 두바이로 가는 전용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징역 4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권씨의 형기가 오는 23일 만료돼 이르면 오는 23일이나 24일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