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전남 완도군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서 일본뇌염을 유발하는 작은빨간집모기가 확인됐다며 30일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했다.
일본뇌염 주의보는 매개 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가 해당 연도에 처음으로 채집되면 발령된다.
올해 주의보 발령 시기는 지난해(3월 23일)보다 7일 늦다. 남부지역의 3월 평균기온이 지난해보다 낮아 모기의 활동이 상대적으로 늦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작은빨간집모기는 논이나 동물 축사, 웅덩이 등에서 서식하는 암갈색의 소형모기로, 주로 야간에 흡혈 활동을 한다. 3월 말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8~9월 정점을 보인다.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부분 발열·두통 등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지만, 드물게 뇌염으로 진행되면 고열·발작·착란·경련·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이 중 20~30%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일본뇌염에 걸리면 환자의 30~50%는 손상 부위에 따라 다양한 신경계 합병증을 겪기도 한다.
국내에서 일본뇌염 환자는 매년 20명 내외로 발생한다. 8~9월 첫 환자가 신고되고 11월까지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19~2023년 신고된 환자(91명) 중 남성이 55.4%였다. 환자들의 주요 증상은 발열·의식변화·두통·구토 등으로 나타났으며, 환자의 73.6%에게서 인지장애, 운동장애·마비, 언어장애, 발작 등 합병증이 나타났다.
다만 효과적인 백신이 있으므로 질병관리청은 2011년 이후 출생자인 국가필수예방접종 대상 아동에게 표준 예방접종일정에 맞춰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일본뇌염 예방접종 경험이 없는 만 18세 이상 성인 중 위험지역(논, 돼지 축사 인근)에 거주하거나 전파시기에 위험지역에서 활동 예정인 경우, 그리고 비유행 지역에서 이주해 국내에 장기 거주할 외국인, 일본뇌염 위험국가 여행자 등에게는 유료더라도 예방접종을 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일본뇌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간의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야간 외출을 해야 할 땐 밝은색 긴 옷, 품이 넓은 옷을 착용하고 노출된 피부나 옷, 신발 상단, 양말 등에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모기를 유인할 수 있는 진한 향수나 화장품 사용은 자제하고 실내 모기 침입 예방을 위해 방충망을 정비하고 모기장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집 주변의 물웅덩이, 막힌 배수로 등에 모기가 서식하지 못하게 고인 물을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