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 대표 전격 경질…후임에 재무통 ‘허병훈’ 내정

신세계건설 대표 전격 경질…후임에 재무통 ‘허병훈’ 내정

기사승인 2024-04-02 10:59:14
허병훈 신세계건설 대표이사 내정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우려되는 신세계건설이 그룹 차원에서 대표이사를 갈아치우는 쇄신을 단행했다. 이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승진 이후 첫 쇄신 인사이기도 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이사를 경질하고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부사장을 차기 대표로 내정했다. 허 내정자는 그룹 재무관리를 총괄한 전문가로서 신세계건설 유동성 확보를 위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허 내정자는 잠재 리스크에 선제 대응하고 유동성을 추가로 확보해 부채비율을 낮춰 재무 안정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장기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는데도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신세계건설 부채비율은 지난해 12월 기준 953%다. 레저사업 매각 등으로 부채비율을 400%대로 낮춘다는 게 내부 구상이다. 그룹도 건설 재무 안정화를 위해 다각도로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건설은 그룹의 ‘아픈 손가락’이다. 저금리 유동성 시대에 PF사업을 무리해서 확장한 게 화근이 됐다. 공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연매출 1조5026억원, 영업손실 1878억원, 순손실 1585억원을 기록했다.

원자재와 인건비 등 공사 원가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분양실적 부진, 이자율 상승에 따른 재무 부담으로 손실이 커졌다. 올해 1월 말 기준 분양률은 58%대에 머무르고 있다.

신용등급 하향 압력도 높은 축에 속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향후 분양실적과 수익성 개선이 불확실성하고 PF우발채무 부담이 확대됐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신세계건설은 영업 손실에 따른 재무 부담을 줄이려고 유동성을 적극 확보하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올해 초 사모사채 발행과 신세계영랑호리조트 흡수합병으로 2650억원을 확보했다. 이는 올 상반기 만기 도래가 예상되는 2000억원 규모 보증 채무를 상회한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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