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e스포츠가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역사상 그 어떤 팀도 달성하지 못했던 ‘4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젠지e스포츠는 3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2024 LCK 스프링’ 플레이오프 2라운드 디플러스 기아와 경기를 치른다.
4연속 우승 노리는 젠지 출격
플레이오프 1라운드를 마친 뒤 정규리그 1위인 젠지e스포츠는 디플러스 기아를 선택했다. 젠지e스포츠가 디플러스 기아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양 팀은 지독한 천적 관계에 놓여있다. 젠지e스포츠는 디플러스 기아 상대로 무려 12연승을 달리고 있다.
젠지e스포츠는 2022년 스프링부터 이번 스프링까지 디플러스 기아를 만나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정규리그에서 디플러스 기아를 상대로 10연승 중이며, 2022년 스프링 플레이오프에서도 세트 스코어 3대2로 승리한 적 있다. 또 같은 해 LoL 월드 챔피언십(월즈) 8강에서 만나 풀 세트 접전을 펼친 끝에 승리했다. 젠지e스포츠는 2년 반 동안 디플러스 기아에게 세트를 내준 적은 있어도 최종 승리는 챙기면서 12연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젠지e스포츠가 간과해선 안 되는 부분도 있다. 양 팀은 다전제 때 항상 풀세트까지 가는 난타전을 벌였다. 또한 이번 스프링 정규 리그 두 번의 승부 모두 풀세트 접전을 펼칠 정도로 디플러스 기아는 쉽지 않은 상대다.
‘캐니언’ 김건부를 사이에 둔 양 팀의 관계도 관전 포인트다.
젠지e스포츠와 디플러스 기아의 경기는 ‘캐니언 더비’라고 불린다. 김건부는 디플러스 기아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2020 월즈 우승을 차지했던 ‘담원 왕조’의 중심은 단연 김건부와 ‘쇼메이커’ 허수였다. 김건부가 다른 유니폼을 입고 뛰는 상상을 하기 힘들 정도로 김건부는 디플러스 기아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김건부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젠지e스포츠로 전격 이적했다. 허수가 디플러스 기아와 3년 재계약한 것과 대비됐다. 김건부는 쿠키뉴스에 “괴롭고 슬펐지만, 편안함보다 다른 감정이 더 필요했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었다”고 이적 소회를 털어놓은 바 있다.
젠지e스포츠로 이적한 뒤 김건부는 여전한 기량을 자랑했다. POG(최우수선수) 포인트 1000점을 획득한 김건부는 전체 3위, 정글러 포지션에서는 1위를 차지하며 젠지e스포츠의 핵심 축으로 우뚝 섰다.
김건부를 보유한 젠지e스포츠가 디플러스 기아를 잡아내고 플레이오프 3라운드에 올라간다면 LCK 4연속 우승이라는 새역사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다.
막상막하였던 T1과 한화생명e스포츠
T1과 한화생명e스포츠는 이번 스프링 정규 리그에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팽팽한 양상을 보여줬다. 두 팀 모두 15승3패를 기록했지만 세트 득실에서 T1이 한화생명e스포츠보다 5점을 앞서면서 플레이오프 2라운드 직행권을 손에 넣었다.
두 팀은 이번 스프링에서도 1승1패를 나눠 가졌다. 1라운드에서는 T1이 ‘제우스’ 최우제와 ‘오너’ 문현준 등 상체의 힘을 앞세워 승리했고 2라운드에서는 한화생명e스포츠가 세트 스코어 2-1로 승리하면서 1승1패 호각세로 맞대결을 마무리했다. T1과 한화생명e스포츠는 5전 3선승제 승부를 두 차례 벌인 적이 있다. 2021년 LCK 대표 선발전과 월즈 8강 무대에서 대결했고 두 번 모두 T1이 승리했다.
흥미로운 점은 한화생명e스포츠의 구성원 가운데 3명이 2023시즌 젠지e스포츠의 유니폼을 입고 플레이오프에서 T1을 수차례 잡아낸 경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탑 라이너 ‘도란’ 최현준, 정글러 ‘피넛’ 한왕호, 서포터 ‘딜라이트’ 유환중은 2023년 젠지가 스프링과 서머를 싹쓸이할 때 주전으로 뛰었고 결승전에서 매번 T1을 꺾었다.
한화생명e스포츠의 유니폼을 입은 뒤에도 예년과 다름없는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이적 3인방이 제 몫을 해준다면 다전제 승부에서 T1을 잡아낼 가능성도 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