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의 승패를 결정하는 ‘한강벨트’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꼽히는 영등포에서 박용찬 국민의힘 영등포을 후보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영등포을 후보가 맞붙는다. 두 후보를 바라보는 시민들은 각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가 명확히 엇갈렸다.
박 후보는 2일 오전 7시 서울 영등포구 신길삼거리에서 유권자들을 만나 인사를 나눴다. 이른아침에 시작된 인사는 8시 30분이 가까워서야 마무리됐다. 출근 인사를 본 시민 중 일부는 팔을 높이 들거나 격려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후 ‘학부모 간담회’에 참석한 박 후보는 영등포을 과밀학급 문제를 ‘신길제2중학교’로 해결하겠다고 설명했다. 돌봄 문제에 대해서는 민간과 정부가 함께하는 위투(We are together) 프로그램으로 인력·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민들은 박 후보의 정책과 유세에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출근길에 신길삼거리 지나가던 20대 A씨는 “아침에는 쌀쌀한데 밝게 인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동네를 돌아다니다 몇 번 봤는데 아침 일찍부터 밤까지 성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학부모 B씨는 교육 정책을 보고 지지하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그는 “학부모들은 정당에 연연하지 않는다. 자녀와 학생들의 교육환경이 가장 중요하다”며 “과밀학급 문제가 몇 년간 지속됐고 학교 간 시설차이도 심각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지역 현장에 맞는 돌봄 정책을 통해 이를 해결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박 후보가 제안한 위투 프로그램을 통해 안전한 돌봄이 실현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 후보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발 빠른 선거운동을 전개했다. 30분 단위로 꼼꼼히 짜인 유세일정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의중을 전했다.
김 후보는 서울 영등포구 소재 영등포농협본점 3층에서 열린 농협 여성대학 입학식에서 별도의 모두발언 없이 유권자들을 만나 가벼운 대화를 나누고 악수를 청했다. 그는 입학생과 농협 관계자들에게 “파이팅”을 외친 뒤 캠프로 향했다.
자신의 선거사무소에 도착한 김 후보는 구민들과 간담회에서 정치 이력을 공개하기도 했다. 선거사무소에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이재명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이 벽면에 걸려있었다.
그는 “30대에 국회의원으로 재선하고 18년간 정치를 떠났다가 21대 국회에 합류했다. 그동안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났고 이번에는 이재명 대표와 함께했다”며 “오랜 기간 정치권에서 있는 만큼 지역에 대해 깊이 있는 정책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김 후보의 신사적인 모습과 오랜 정치 이력이 지지의 이유라고 밝혔다. 중년 여성 A씨는 “오랜 기간 쉬고 복귀했지만 현역으로 활동하는 것은 실력이 아니냐. 정치도 해본 사람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년남성 B씨는 “김 후보는 차분히 말하고 정치활동을 이어가는 등 신사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3선 의원이자 현역인 부분도 좋게 본다”고 전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