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막내아들 곁으로’…박종철 열사 어머니 정차순씨 별세

‘그리운 막내아들 곁으로’…박종철 열사 어머니 정차순씨 별세

남편 故박정기씨와 30여 년간 민주화운동 헌신
정치권·시민사회 등 각계 조문 이어져

기사승인 2024-04-18 05:26:07
고 박종철 열사 어머니 정차순 씨 빈소. 사진=연합뉴스 

전두환 정권 시절 경찰의 고문으로 숨져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의 고(故)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 정차순 씨가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18일 박종철기념사업회와 유족 등에 따르면 정차순씨는 전날 오전 5시20분쯤 서울 강동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정씨는 박 열사의 아버지이자 남편인 박정기씨가 2018년 먼저 세상을 등지 뒤 부산 자택에서 홀로 지내오다 건강이 악화해 2019년부터 요양병원에서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철기념사업회 관계자는 “고인은 1987년부터 막내 아들(박 열사)을 앗아간 군사 정권에 분노하며 사회 활동을 이어갔다”면서 “가족들이 굉장히 힘들어하는 시기에도 가족을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살아오신 분”이라고 밝혔다.

박 열사는 서울대학교 언어학과에 재학 중이던 1987년 1월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 관련 주요 수배자를 파악하려던 경찰에 강제 연행돼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물고문을 받다가 사망했다. 

당시 경찰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허위 조사 결과를 발표해 사인을 단순 쇼크사로 위장하려 했다. 이후 이 사실이 드러나면서 박 열사의 죽음은 전두환 정권을 무너트린 6·10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정 씨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를 이끈 남편 박정기씨와 함께 30여 년간 민주화 운동가로 활동했다.
 
이날 빈소에는 각계의 조문이 이어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빈소에 근조화환을 보냈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 여야 정당 지도부도 조화를 보냈다.

민족문제연구소, 전태일재단, 이한열기념사업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5.18민주화운동서울기념사업회, 서울대학교 민주동문회,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등 민주 시민사회계의 조기도 줄을 이었다.

이밖에 문무일 전 검찰총장,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차규근 조국혁신당 당선인,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등이 조문했다.

발인은 오는 19일 금요일 오전 8시이며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 후 모란공원이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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